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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1년 이상 구직을 포기한 청년 10명 중 9명은 취직 경험이 있고, 이중 약 30%는 대기업 등 소위 ‘좋은 일자리’ 출신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평균 23개월간 구직을 단념하고 4년 이상 쉬는 청년도 11%에 달했다.
고용노동부가 11일 서울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개최한 ‘2025년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에서 한국고용정보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구직급여 수급 및 직업훈련 수료자 총 10만명 중 1년 이상 미취업 청년(15~34세) 318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로 고용정보원이 장기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를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장기간 쉬었음(1년 이상 구직포기) 청년의 87.7%는 근로소득 경험이 있었다. 이들의 마지막 일자리는 42.2%가 소기업 및 소상공인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대기업(7.9%), 공공기관(10.8%), 중견기업(10.7%) 출신도 적지 않았다. 장기간 구직포기 청년 10명 중 3명(29.4%)은 이른바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다 나온 청년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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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은 평균 22.7개월 쉬었다. 6개월 미만 포기한 청년이 29.5%로 가장 많았고, 1년 이상~2년 미만 포기한 청년이 27.1%, 6개월 이상~1년 미만 16.2%, 2년 이상~3년 미만 14.9% 순이었다. 3년 이상 쉬는 비중은 12.2%였는데 4년 이상 구직을 단념하는 비중이 약 11%에 달했다.
구직 포기 이유를 묻자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과 ‘교육·자기계발’(35.0%)을 꼽은 청년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를 호소한 청년도 상당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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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단념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미만 구직을 포기한 경우엔 41.3%가 취업에 성공했지만 1년 이상 쉰 경우는 10.9%만 일자리를 찾았다. 이는 구직 포기 기간이 길수록 구직 의욕을 떨어트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록 구직은 단념했지만 10명 중 8명 이상(84.6%)은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을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56.3%),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57.3%)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절반을 넘었다. 또 장기간 쉬었음 청년 10명 중 7명(68.4%)은 향후 1년 내 취업이나 창업을 희망했으며, 취업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청년도 60.9%였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전국 100여개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이번 포럼에서 파악된 쉬었음 청년 실태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정책을 다듬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는 졸업한 청년이 ‘쉬었음’ 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졸업 후 4개월 이내 청년의 취업을 지원하는 ‘청년 취업지원 보장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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