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열세 살 미옥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야만과 폭압의 시기. 신의주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호화로운 백화점을 운영하는 한 가족의 고명딸로 부족함 없이 자란 소녀가 세상의 이중성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자신이 믿던 세계는 한쪽의 밝은 면일 뿐이었음을. 한국계 미국인 작가 진저 박이 해방 전후 한반도의 혼란을 몸소 겪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로, 우리 역사를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은 아이 어른 누구나 읽어볼 만하다. 폭력 앞에 무력한 개인들에 연민과 슬픔을 느끼고, 세상의 부조리를 관찰하면서도, 인간이 끝끝내 지켜야 할 가치와 존엄은 무엇인지 다시금 숙고하게 한다. 지금도 전쟁과 내란으로 고통받는 무수한 미옥과 송호, 환과 훈이 있기에 여전히 이 책은 유효하다.
■ 신의주 백선 백화점
진저 박 지음 | 천미나 옮김 | 안녕로빈 펴냄 | 224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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