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뉴스 매도’로 끝난 미국 행정부 ‘크립토 서밋’ 회의

미국 행정부가 최근 진행한 ‘크립토 서밋(Crypto Summit)’ 가상화폐 정책 회의 이후 비트코인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지난 3월 7일 1억 3590만 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오전 현재 1억 2,489만 원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약세는 미국 행정부의 ‘크립토 서밋’ 회의 결과가 시장 기대를 부응하지 못하며 발생했다. 
 

사진=foto.wuestenigel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은 ‘크립토 서밋’ 개최를 하루 전인 지난 3월 6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과 ‘디지털 자산 비축’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행정명령은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취급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며, ‘디지털 자산 비축’은 미국 정부가 형사 또는 민사 몰수 절차에서 압류한 비트코인 외 가상화폐를 관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두 행정명령 모두 큰 틀에서는 가상화폐 업계에 긍정적인 소식이었으나, 업계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납세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위한 전략이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행정명령에 포함됐으며, ‘디지털 자산 비축’ 행정명령에는 미국 정부가 몰수 절차를 통해 얻은 가상화폐 외에 추가 자산을 취득하지 않을 것이라는 세부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었다. 두 세부 조항에 미국 정부가 예산 투입을 통해 가상화폐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전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6일에 서명한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과 ‘디지털 자산 비축’ 관련 행정명령(사진=백악관)

행정명령 서명 다음 날에 열린 ‘크립토 서밋’에서도 비트코인 시세를 부양할 만한 새로운 소식이 공개되지 않았다.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으로는 ‘미국 정부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겠다는 것’과 ‘이전 행정부의 반(反) 가상화폐 기조를 철회하겠다는 것’이 있었다. 두 멘트 모두 가상화폐 업계에 긍정적인 소식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에서 크게 추가된 점은 없었다. 
‘크립토 서밋’ 전까지 시장에 돌았던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금(金) 보유량 판매’ 관측도 따로 거론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오는 8월까지 제정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은 비트코인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추종하는 가상화폐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시장 부양보다는 미국 달러화 패권 강화와 더 연관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최근 일주일 비트코인 시세 변화 추이(사진=업비트)

가상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는 ‘크립토 서밋’ 이후 비트코인 약세 현상을 ‘뉴스 매도’로 설명했다. ‘뉴스 매도’는 특정 소식에 대한 시장 기대의 경우 소문이 생성될 때부터 주가에 선반영되기 때문에 뉴스로 공식화된 후에는 호재가 소멸하며 시세가 하락한다는 시장 특성을 지칭하는 용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미국 정부가 준비금 비축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구매할 것이라는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라며 “행정명령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생태계에서는 3억 7천만 달러(한화 약 5,364억 원)가 유출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