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령골 품은 대전서 제주4·3사건 '목소리들' 시사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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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령골 품은 대전서 제주4·3사건 '목소리들' 시사회 개최

중도일보 2025-03-08 10:01: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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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소리들' 시사회가 열린 대전 탄방동 영화관에서 관객과 영화제작자들이 참여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전충남지역본부 제공)

제주4.3사건을 여성의 시작으로 조명한 첫 영화 '목소리들'이 4월 정식 개봉을 앞두고 3월 7일 대전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4·3사건 기간 제주도에서 검거된 주민들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동구 골령골에서 학살된 역사를 품은 대전에서 시민들은 준비된 좌석 100석을 가득 채우는 것으로 화답했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서구 탄방동의 영화관에서 개최된 시사회는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유족회와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 조합원 그리고 사전에 참여를 신청한 일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제주4·3사건은 제주도에서 발생한 주민들의 희생 사건을 말한다. 경찰과 군, 극우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가 '빨갱이 사냥'을 한다는 구실로 남한의 단독선거 반대투쟁을 벌이는 제주도에서 강경진압작전을 벌이면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됐다.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확정한 당시 인명피해는 2만 5000명에서 3만 명으로, 가옥 4만 채가 불탔다.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7년 5개월간 이어진 4·3사건으로 제주도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영화는 4·3사건의 잔혹한 학살이 이뤄지던 때 제주도를 살아간 여성의 삶을 조명했다. 1948년 12월 14일 토산리 알토산에서 18세에서 40세까지 남성 150여 명이 집단 학살되고 일주일 뒤 여성들도 일주일 뒤 가해 군부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학살했다. 토산리 달빛 사건의 유일한 여성 생존자인 김은순(91) 할머니의 기억을 따라간다. 애월읍 하귀리 비학동산에서 임산부 살해 사건의 목격자인 김용열 할머니, 제주 구좌읍 세화리 습격사건 때 큰고모할머니의 살해를 목격하고 철창으로 일곱 군데를 찔려 겨우 살아남은 홍순공 할머니의 기억이 영화에 담겼다.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 등으로 제주4·3과 여성을 연구한 조정희 연구자의 인터뷰와 사료조사를 뒤쫓는 방식으로 영화는 사실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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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목소리들'을 제작한 김옥영 프로듀서와 지혜원 감독이 임재근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관객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전충남지역본부 제공)

이날 대전에서 이뤄진 상영회는 지혜원 감독과 김옥영 프로듀서가 참석해 임재근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관객과 대화했다. 김옥영 프로듀서는 "4·3사건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언어로써 전달되기 시작한 사건 사건이 발생하고 70~80년이 지난 이후부터일 정도로 4·3의 여성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라며 "지금부터라도 4·3사건을 겪은 여성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목소리들'이라고 정했다"고 설명했다.

지혜원 감독은 "제주4·3사건은 7년 넘은 기간에 벌어졌는데 이것을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고, 당시 10대 여성들이 느꼈을 감정과 슬픔을 제주의 자연풍경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라며 "제주도 주민들도 모르던 풍경을 영화에 담을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함을 느꼈고, 오랜 시간 아픔을 가슴에 담아 속병을 앓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봤다.", "국가폭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서 국가가 자국민을 상대로 한 사건은 왜 국가로부터 사과받기 어려운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영화 '목소리들'은 4월 3일 시민들이 전국에서 섭외한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인데, 현재까지 87개 극장이 확보됐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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