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은 없다'...감정 심리학 전문가가 전하는 감정 조절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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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은 없다'...감정 심리학 전문가가 전하는 감정 조절 가이드

BBC News 코리아 2025-03-01 10:22:44 신고

웃고 있는 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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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크로스는 감정 심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우리가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관찰해왔다"는 에단 크로스는 사람들이 불편한 감정을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살다보면 생기는 감정 문제를 사람들은 우연적이거나 임시방편에 불과한 해법으로 힘겹게 대처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즉흥적인 방법이 때로는 도움을 주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상황을 더 악화시킬 때도 있었죠. 그런 방식은 주먹구구식고 상호 연계 효과를 낼 수 없었을 뿐더러, 비효율적으로 보였습니다."

미시간 대학 교수이자 '감정 및 자기조절 연구소' 소장인 크로스는 이러한 상황을 바꾸려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새 책 '전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Shift: How to Manage Your Emotions So They Don't Manage You)을 통해 우리에게 감정의 기복을 보다 건설적인 방식으로 이겨낼 수 있는 제반 수단을 갖춰주려 한다.

과학 전문 기자 데이비드 롭슨이 크로스를 만나 "부정적인" 감정의 이점과 안전한 공간, 감정의 오아시스, 산만함의 놀라운 효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감정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오해는 무엇인가요?

커다란 오해 중 하나는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있고, 우리는 나쁜 감정이 배제된 삶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모든 감정을 경험하는 능력을 진화시킨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기회가 남아 있다면, 불의를 바로잡기 위한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이 분노라는 감정입니다. 슬픔은 근본적으로 바뀐 상황을 성찰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도록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습니다. 부러움은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비율, 이 중요한 요소가 전제된 상황이라면 모든 감정은 유용합니다.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는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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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는 음악 감상을 통해 좋지 않은 기분을 매우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 상태인 신체적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그 어떤 신체적 고통도 없는 삶을 갈망합니다. 그러나 유전적 이상 때문에 통증을 느낄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보다 일찍 사망에 이릅니다. 손에 불이 닿아도 손을 떼라고 알려주는 신호가 없기 때문이죠. 부정적인 감정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삶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경험을 적절히 통제하겠다' 정도만 되어도 훨씬 더 지속 가능한 목표라고 봅니다.

많은 이들이 감정은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패배주의적 태도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그리고 그런 태도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요?

우리가 '감정적 경험에서 어떤 측면을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를 살면서 자동으로 생겨나는 생각과 감정 중에는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단 활성화된 생각과 감정에 우리가 관여하는 방식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감정 조절의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실천을 위해 노력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면 몸이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운동에 노력을 기울일까요? 마찬가지로 어떤 전략을 활용해 감정을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런 전략을 활용하려고 시도할까요?

그렇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을 때, 어떻게 해야 이에 대한 반응을 바꿀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수단 중 하나가 음악 감상입니다. 사람들에게 음악을 듣는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 100%가 "음악이 기분을 좋게 해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화가 났거나 불안했거나 슬펐을 때처럼 감정으로 인해 힘들었을 때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면, 막상 음악을 들었다고 답한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입니다.

음악 감상은 우리의 감정을 바꿀 수 있는 도구, 즉 "시프터"의 일종입니다. 이러한 도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면, 생활에서 이를 보다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환경을 바꾸면 정신적으로도 더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새로운 곳으로 휴가를 가서 이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있겠죠. 그런데 어떻게 하면 이 원리를 일상 생활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일과 연관이 없고 완전히 다른 곳으로 휴가를 가면 기분이 전환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휴가를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일상 공간에도 기분 전환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소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애착을 갖는 것과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위로와 회복력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주변에 있는 특정한 장소에도 애착을 갖게 됩니다. 제 경우에는 집 근처에 있는 수목원과 첫 번째 책을 썼던 찻집, 학교 캠퍼스에 있는 사무실 중 한 곳이 그런 장소입니다. 그 공간에 들어선 순간부터 저는 감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연상을 하게 되죠.

한 여성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입은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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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그것에 다가서거나 피하는 것 중 한 가지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대상이다

이런 공간들은 흡사 스파이 영화나 책에 나오는 안전한 아지트와 비슷합니다. 우리 모두의 삶 속에는 이런 공간이 있고, 우리는 삶이 힘겨울 때 전략적으로 그곳에 가고 싶어 합니다. 외부에 있는 우리를 보다 안전한 내부로 이동시켜 지켜주는 방법이죠.

주변 환경 중 일부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많은 이들이 식물과 녹색 공간의 이미지가 정신적 쉼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도 마찬가지이죠. 우리는 각자 개별적인 문제로 감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게 하는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연구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보고 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정을 우연적인 방법에 맡기기 보다는 감정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더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쓰면서 제가 가졌던 바람 중 하나는 사람들이 감정을 관리하기 위한 여러 도구를 삶에 통합하는 것에 대해 깊이 성찰해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산만함과 회피가 생산적으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일 수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다른 행동을 함으로써 어떤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는 회피는 보통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도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만성적으로 무언가를 회피하는 것이 부정적인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이죠. 또한 이는 그 누구에게도 권장할 만한 접근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감정에 다가서거나 회피하는 것 중 하나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 다가서거나 회피하고, 표현하거나 억제하는 것 모두에 능통한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우리 삶에 적용해볼까요? 여러분이 어떤 일로 자극을 받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누군가와 말다툼을 해서 감정이 격해졌다고 해봅시다. 한 가지 방법은 즉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생각하거나 직면하는 것 대신, 잠시 시간을 갖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보통은 문제를 직면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넘어가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하루 정도 전혀 관련 없는 일에 몰두했다가 다시 그 문제로 돌아오는 것이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잠시 떠났다가 돌아와서 내게 일어났던 일이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거나, 그 문제가 내게 미치는 영향력이 약해져서 보다 큰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를 슬픔에 빠지게 만드는 대표적인 행동, 타인과 비교하는 것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라'는 말을 합니다. 어려운 일이죠!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며, 이 세상에서 자신과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남과 비교를 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비교를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라, 유리한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나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었는데 나라고 왜 못하겠어?'라고 자신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흡사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게 해주는 비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당신은 주로 어떤 전략을 사용하나요?

제가 힘들 때 가장 먼저 하는 방어책은 거리를 두고 혼잣말을 하는 것입니다. 마치 친구에게 조언하는 것처럼 제 이름과 2인칭 대명사 "당신"을 사용해,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도록 저를 코칭합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시간 여행도 시도합니다. '지금부터 하루, 열흘, 열 달 후에 나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라고 제게 물어보는 것이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합니다. '내가 과거에 겪었던 다른 힘든 일과 이 일을 비교해봤을 때 어떻지?'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저는 보통 이러한 도구를 활용해 감정적으로 원하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는 저와 공감하고 조언하는 데 능숙한 주변의 감정 조언자들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녹지 공간을 걷거나 정신적 오아시스 중 한 곳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에단 크로스의 새 책 '전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은 영국 출판사 '버밀리언'과 미국 출판사 '크라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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