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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은 2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 출연해 고려대학교 졸업 후 LG 트윈스에 입단하게 된 과정에서 시작된 김성근 감독과 인연을 설명했다.
당시 구단으로부터 2억5000만원의 연봉을 제안받은 박용택은 ‘이 돈 받고는 못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구단 관계자는 ‘김성근 감독에게 주전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오면 달라는 만큼 주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박용택은 “나는 김성근 감독에게 잘 보여야 하는 이유가 있었고 나름 컨디션도 좋았다”며 “공을 300개 쳐야 몸이 풀리는 시절이라 감독님은 완전 내 스타일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오전 7시면 선수들을 불러 강의를 하시는데 맨 앞에 앉아서 열심히 메모도 했다”면서 “그걸 45일 했더니 어느 날 ‘너는 왜 계약을 안하냐’고 하시더라. 그렇게 2억5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연봉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첫 인상은 좋았지만 김성근 감독과 시작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박용택은 “마지막 연습 때 무릎이 너무 아파서 더그아웃에서 아이싱을 하고 있는데 감독님이 대타를 지명하더라”며 “코치님께 못한다는 눈빛을 보내고 있는데 감독님이 ‘쟤 치워’라고 하셨다. 그 이후 전 선수가 다 나가는 시범경기 내내 나를 부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용택에 대한 마음이 풀린 건 시즌이 시작되고 LG가 부진에 빠졌을 때였다. 박용택은 그날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2002년 4월 16일, 5회초 대타로 나가 우측 2안타를 치고, 삼진 후 다음 타석에서 1루타를 쳤다”며 “다음엔 1번 타자로 지명하고 이틀 동안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고 김성근 감독의 신임을 다시 얻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박용택은 “김성근 감독님이 나를 사랑으로 안아준 순간이 있다”고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02년 감독님의 첫 한국시리즈, 기아 타이거즈와 5차전에 내가 홈런을 두 방 날렸다”면서 “경기가 끝나고 나를 안아주며 ‘고생했다. 잘했다’고 해줬다. 그게 영감님과 프로에서의 마지막 추억이다”고 말했다.
박용택은 ‘최강야구’에서 김성근 감독과 재회에 대해 “‘나 대견하죠. 나, 이런 사람 됐어요. 인정해줄 수 있죠‘라는 마음이었다”며 “그런데 지금도 인정을 안 해준다”고 말한 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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