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고립, 은둔’ 청년을 묘사하는 기사는 ‘단편’적이다. 우리 사회에 ‘최소 10만~최대 6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들의 이야기는 ‘게임 중독, 취업 실패...’ 등의 극히 짧은 문장으로 설명된다. 수많은 이들의 삶의 맥락과 감정, 표정은 제거된 채. 책은 25년간 다양한 청(소)년들을 만나온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가 고립과 은둔 청년을 집중적으로 만나온 10년의 시간 끝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도서관이 제 피난처였어요” “왜 길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고립 청년들의 내밀한 목소리들이 웅성거린다. 그리고 “얼굴 표정, 몸동작”까지 서술하는 저자의 섬세한 태도는 눈앞으로 청년들을 데려온다. 한 명 한 명을 마주하고, 그들의 삶의 변화를 바라보게 하고, 청년을 웅크리게 한 사회를 보게 하는. 작지만 거대한 책이다. 

■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김혜원 지음 | 흐름출판 펴냄 | 300쪽 | 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