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와 한국GM 철수설…자동차 제조사, 생존 전략 모색

한국GM 부평공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 예고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한국 GM의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GM은 미국 수출 비중이 85%에 달하지만,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

24일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하랄드 빌헬름 CFO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영업이익률이 1%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약 10억 유로, 즉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의미한다. 벤츠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C클래스 및 E클래스 모델의 추가 생산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미국 내 생산 비율을 60%에서 70%로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이에 발맞춰 미국 내 생산량을 연간 120만 대로 늘리고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 같은 전략은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으로 평가된다.

반면, GM은 한국GM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GM의 폴 제이콥슨 CFO는 "단기적으로는 큰 자본이나 공장 증설 없이도 관세의 영향에 대응할 수 있지만, 관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공장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GM이 과거 여러 차례 해외 공장에서 철수한 사례와 연결되며, 한국GM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GM은 연구개발이 생산 분야와 분리돼 있으며,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두 가지 가솔린 차량을 중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GM이 철수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한국GM이 국가 차원에서 협상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트럼프 관세가 가져올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 벤츠와 현대차그룹은 생산 확대와 현지화 전략으로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GM은 한국을 포함한 해외 생산 기지에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관세가 영구화될 경우 GM은 한국GM의 생산라인을 재검토하고 공장 이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GM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은 한국GM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각 기업들이 현지 생산 비율을 높이고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GM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GM은 생존 전략과 함께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