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이 쓴 산문, 특히 소설가가 쓴 산문에는 뭔가 ‘소설적’인 것이 있다. 시인이 쓴 산문이 시적이듯. 책은 젊은작가상, 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용준이 그를 사로잡은 소설과 글들에 대해, 또 자신의 일상과 생활, 매일을 스치는 무수한 생각과 통찰을 이야기하는 산문집이다. 이를테면 원하지 않던 이사와 그곳의 풍경에 적응하게 된 일, 어느 크리스마스에 번진 불길 속 자신을 희생해 딸을 살린 아버지, 기대한 적 없던 오스트리아 여행에서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만난 공동묘지 등, 그 소재는 다양하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접하고 겪을 법한 일들. 그런 범상한 사건들 가운데서 소설가는 어떻게 자신의 인식을 뻗어나갈까. 저자는 강조한다. 중요한 건 새로운 경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숙고하고 마무리하는 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 밑줄과 생각
정용준 지음 | 작가정신 펴냄 | 340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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