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호주 블랙타운, 김근한 기자) 호주 스프링캠프 내내 두산 베어스 박석민 타격코치는 남몰래 허리를 부여잡고 있다. 초보 코치로서 나름대로 긴장감을 느끼며 하루 종일 호주 땡볕 아래 서 있는 데다 쉴 새 없이 몸을 숙여 티볼을 던지는 까닭이다.
현역 시절 박석민 코치와 그 누구보다도 가까웠던 두산 이승엽 감독도 먼발치서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기도 한다. 박석민 코치는 "허리가 진짜 안 좋긴 하다(웃음). 한국에 가서 병원을 한 번 가야 할 듯한 느낌"이라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서 온 덕분에 1차 캠프를 만족스럽게 마무리해서 괜찮다. 특히 지난해 통역이 필요했던 일본(요미우리 자이언츠 지도자 연수)에 있을 때와 비교해 선수들에게 온전히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게 정말 좋다"라며 웃음 지었다.
호주 캠프에 참가한 외야수 강현구는 지난해 가을 마무리 훈련부터 박석민 타격코치를 맡아 타격 훈련을 함께하고 있다. 강현구는 단점 보완보다는 장점을 먼저 살리자는 박 코치의 방향성에 적극 동의했다. 강현구는 캠프 청백전에서 인상적인 안타를 때리면서 1차 캠프 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강현구는 "박석민 코치님께서 단점 말고 네 장점에만 집중하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얘길 해주신 코치님이 처음이라 가슴에 정말 와닿았다. 공부터 맞혀야 한다고 스윙을 바꾸거나 그러지 않고 원래 내 스윙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하셨다"라고 말했다.
강현구의 진심 어린 메시지에 박석민 코치는 선수에게 칭찬을 더 건넸다. 박 코치는 "약점을 보완하는 게 물론 최고지만, 야구를 하다 보면 그게 정말 쉽지 않더라. 그럴 바에는 그냥 장점을 살리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강현구 선수가 너무 잘 따라오더라. 캠프 분위기를 밝게 파이팅 있게 만드는 선수 역시 강현구 선수라 더 좋아 보인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가장 최근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왔기에 박 코치는 말을 아끼면서 선수가 먼저 다가오는 걸 기다릴 줄도 안다. 비시즌 미국 강정호 코치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다녀온 외야수 김대한이 그 사례다.
박 코치는 "김대한 선수의 경우에는 캠프 동안 말을 많이 안 했다. 큰 투자를 해서 미국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배운 걸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그런 과정 속에 내가 갑자기 들어가면 혼선이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선수에게 맡기려고 한다. 면담할 때 언제든지 필요하면 먼저 얘길 해달라고 말했다. 코치가 말을 아낄 때도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서 박 코치는 무엇보다 기본기와 질적인 훈련을 중시한다. 박 코치는 "말하는 게 재미없을 수 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최고로 필요한 건 결국 기본기다. 타격하면서 1·2·3이 먼저 된 다음 4·5·6으로 가야 한다. 젊은 타자들이 잘 따라와 줘서 다행"이라며 "또 연습할 때 공을 많이 치는 개수보다는 어떻게 치느냐 그런 질적인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박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도 강조하는 지도자다. 소위 말하는 기세의 중요성을 아는 까닭이다.
박 코치는 "비슷한 실력을 보유한 선수들 가운데 결국 치고 나가는 건 기세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멘탈이 정말 중요하다. 대담한 성격이 보통 야구를 조금 더 잘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더 끄집어내고 싶기에 옆에서 내가 더 파이팅을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박 코치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주목받는 것에 대한 부담 아닌 부담을 토로했다. 코치란 자리는 앞에서 빛나게 조명받는 곳이 아닌 뒤에서 묵묵히 선수를 뒷받침하는 그림자 역할이라는 게 박 코치의 생각이다.
박 코치는 "나는 결국 뒤에서 선수들을 돕는 역할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좋은 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조용히 돕는 게 먼저"라며 "물론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맞이하는 첫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히 크다. 빨리 개막전이 왔으면 좋겠다. 두산 팬들과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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