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가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T업계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사진=양진원 기자
IT위원회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T업계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해당 요구안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치위원회 설치 ▲ 분사·인수·합병(M&A) 등 기업 변동 시 노동자 권리 보호 ▲ 인사평가 기준 공개 ▲ 전환배치 절차 개선 등 4가지 사항이 핵심이다.
공동요구안은 IT업계가 공통으로 직면 중인 직장 내 괴롭힘, 고용불안, 공정한 평가 문제 등을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 차원에서 대응하고자 마련됐다. IT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IT 산업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와 산업 내 건강한 노동문화를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는 의지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화섬식품노조 활동으로 ICT 업계에서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라면 포괄임금제가 거의 다 퇴출됐다"며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ICT 노동자들이 같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고 노동조건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노조할 권리 확대로 작은 사업체 노동자, 사업체에 소속 안 된 개발 프리랜서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ICT 게임 소프트웨어 반도체 AI 개발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도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네이버지회 지회장)은 "IT위원회 소속 지회들이 그동안 개별 기업과 교섭을 통해 노동 조건을 개선해왔으나 IT 산업 전반에서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개별 교섭을 넘어 산업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공동 요구안 제시는 IT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노동으로 돌아가는 IT업계에서 사람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나오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서비스와 게임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을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확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근 중국판 챗GPT '딥시크' 쇼크 이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선 연구개발 인력은 주 52시간 근로제에서 예외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오 부위원장은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IT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소진시키는 단기적 접근에 불과하다"며 "노동자 건강을 해치고 IT 업계 전반의 인적 토대를 취약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발전을 저해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노동자를 갈아넣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노동자가 더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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