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서 미술관경비원 10년 “25만부 작가 된 최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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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서 미술관경비원 10년 “25만부 작가 된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데일리 2025-02-11 12:10:00 신고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작가가 되는 데, 나의 최고의 선택은 ‘경비원’이 되는 것이었다.”

국내에서만 25만 부 팔린 베스트셀러 ‘나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2023년 11월 24일 출간)의 저자 패트릭 브링리(42)의 얘기다.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독자 강연 뒤 이데일리 기자와 만난 브링리는 “인생이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라”며 치열하게 사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베스트셀러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의 저자 패트릭 브링리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미국 유명 주간지 ‘뉴요커’ 마케팅 담당자였던 그는 2008년 25살 때 형을 암으로 잃은 뒤 직장을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 경비원이 됐다. 책은 뉴욕 맨해튼 고층 빌딩에서 벗어나, 제복(유니폼)을 입은 채 예술 작품 속 가만히 서서 보낸 10년의 애도 여정을 담았다.

브링리는 남들이 다 아는 번듯한 직장을 그만두는 데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미술 작품을 보는 걸 좋아했다. 또 경비 일은 정직하고,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일”이라면서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좋아할 줄 알았다. 실제로 즐겼고, 평화와 위로를 얻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경비원으로 일한 10년 동안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았다.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로 한 것. 아무 것도 손에 넣지 않고, 고개 들어 미술품을 보거나 때론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그의 역할이었다고 했다. 브링리는 “그저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미술품을 보고 있으면 ‘우리는 작고 미미하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한편으론 ‘이 모든 명작을 만든 게 우리와 같은 인간’이란 사실에 자부심도 생긴다”며 “예술을 공부하는데 그치기보다 예술로부터 배우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책은 처음 출간한 미국 현지보다 국내에서 더 많이 팔렸다. 유독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묻자 “나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브링리는 “책에서 다룬 상실과 아름다움, 예술에 대한 태도와 애도라는 주제에 한국 독자들이 많이 공감해주더라. 삶의 속도를 늦추고, 정말 중요한 것을 찾는 여정에 화학 반응을 일으킨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뉴욕의 작은 아파트에서 책을 쓰면서 ‘내 이야기에 누가 공감이나 해줄까’ 싶었는데, 7000마일 떨어진 한국까지 오게 됐다”며 “혼자 고독 속에서 쓴 책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과 깊숙이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줘 고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족 혹은 친구, 또는 뭔가를 상실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친절하고 따듯하라.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통인 사람들도 있다. 비단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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