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ant Secret
라망시크레의 겨울 시즌 콜드 애피타이저는 제철 대게와 천혜향을 활용한 ‘대게 크레이프’다. 게살과 대게 내장, 수분을 뺀 부라타 치즈, 호박고지, 볶은 건새우 등을 혼합해 크레이프 반죽으로 감쌌는데, 이때 부라타 치즈는 다양한 재료의 맛과 풍미를 잇는 역할을 한다. 크레이프 겉에는 대게 껍질 오일을 발라 윤기와 향을 더했다. 여기에 천혜향 바바루아와 천혜향 퓌레, 사프란 아이올리 소스를 동글동글한 귤 모양으로 곁들였다. 상큼함과 짭조름함,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미각을 깨운다.
“프랑스 파리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르 프레 카틀랑의 연어 요리가 강렬하게 남아 있다. 체리나무로 훈연한 연어에 와사비 크림을 곁들인 디시로, 그 온도와 식감, 맛이 상상을 깨뜨리는 경험이었다.” _ 손종원 셰프
Gigas
겨울은 채소와 허브가 매운맛을 내는 계절이다. 하지만 제철 채소를 중심에 둔 기가스의 요리는 다르다. 정하완 셰프와 가족이 직접 가꾸는 와니농장이 있어서다. 농장의 겨울철 대표 채소인 래디시와 궁채를 15가지 허브와 염소 치즈로 만든 퓌레로 덮고 캐비아를 올렸다. 와니농장의 겨울, 그리고 기가스의 정체성을 표현한 디시로, 채소 하나하나의 맛을 깊이 음미할 것을 권한다. 푸릇푸릇 생기 있는 색감은 싱그러운 에너지를 전한다.
“지역 문화와 그 계절의 자연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을 좋아한다. 2017년 스페인 안달루시아 코르도바의 레스토랑 누르에서 요리를 맛보았다.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카림’은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로, 견과류 크림과 사막 지역 향신료로 덮은 사과 큐브, 훈제 청어 캐비아, 검은 빵 등을 함께 제공한다. 코르도바의 역사와 문화를 한 접시에 담은 요리였다.” _ 정하완 셰프
Collage
노진성 셰프에게 애피타이저란 간소한 재료를 균형감 있게 조합해 셰프의 색깔을 보여주는 메뉴다. 꼴라쥬는 콜드 애피타이저로 참치 등살과 토마토를 조합한 ‘참치 카르파치오’를 선보인다. 다진 참치 등살을 넓게 펴서 얼린 뒤 재단해 토마토 라타투이 위에 얹고, 수제 마요네즈와 일본 허브 메네기를 올렸다. 여기에 발효 토마토즙을 함께 담고 바질 오일을 떨어뜨려 마무리했다. 애피타이저에 산미를 더하기 위해 보통 식초나 시트러스를 활용하지만, 발효를 적용해 한결 부드러운 산미와 복합적인 풍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2017년 도쿄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캥테상스에 방문했다. 시그너처 디시인 ‘산양유 바바루아’는 산양유 치즈와 소금, 올리브오일, 슬라이스한 백합 뿌리를 조합한 요리다. 단순한 구성이지만 풍부한 맛과 부족함 없는 균형감을 느낄 수 있었다.” _ 노진성 셰프
Mater
다이닝의 코스를 요리사와 고객의 대화라고 볼 때, 웰컴 디시가 아이스 브레이킹이라면 이어 등장하는 콜드 애피타이저는 셰프의 스타일을 드러내는 출발점이다. 아시아 식재료로 노르딕 퀴진을 선보이는 김영빈 셰프는 아시안과 노르딕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한 발효에 집중한다. 마테르의 애피타이저 ‘단새우’는 단새우에 포르치니 버섯 발효 오일을 바른 뒤 달군 참숯으로 훈연 향을 입혀 준비했다. 캐비아 위에 단새우를 올리고, 제주산 더덕을 발효해 만든 베어블랑 소스를 곁들인 뒤 메리골드 잎 오일과 무꽃으로 장식하면 완성. 발효의 강렬한 맛과 향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디시다.
“코펜하겐 카도의 애피타이저는 발효를 다루는 카도의 색깔과 덴마크의 지역적 특성을 드러내는 도입부로 손색없었다. 장작 피우는 공간에서 말린 방울토마토와 구스베리, 펜넬 피클, 엘더플라워, 로즈메리 등을 조합한 요리로, 심플하지만 놀랍도록 섬세한 밸런스가 인상적이었다.” _ 김영빈 셰프
Original Numbers
일식의 방어와 시소 조합을 재해석한 ‘방어, 사과, 시소’가 오리지널 넘버스의 첫 번째 메뉴다. 먼저 숙성한 방어를 큐브 모양으로 썰어 올리브오일에 버무린 뒤 상큼한 유자 겔과 알싸한 홀스래디시 크림 위에 올렸다. 여기에 양파, 당근, 셀러리와 시소를 우린 주스를 부어 준비한다. 주목할 부분은 위에 올린 사과다. 사과가 부러지지 않을 만큼 얇게 썰었는데, 레몬·라임즙을 입혀 산미를 더하고 갈변을 막았다. 유자와 시트러스의 산미가 퍼지며 입맛을 돋운다.
“제로 컴플렉스에 갈 때마다 심플하면서 세련된 감각에 감탄한다. 지난가을 맛본 ‘갑오징어, 참외, 장미’는 얇게 슬라이스한 참외와 갑오징어를 겹겹이 쌓은 요리였다. 참외를 토치로 그을렸는데, 참외 본연의 시원한 단맛과 불에 닿은 브륄레의 단맛, 한치 단맛의 균형감이 좋았다. 산미 대신 단맛을 강조했음에도 시원한 느낌 덕에 코스를 열기에 적절했다.” _ 이찬양 셰프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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