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수상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에는 인간과 문어의 특별한 교류가 그려진다. 특별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아마 우리 대다수의 마음 깊은 곳에는 그런 깊은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존재하겠지만 실제로 그런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나약함과 욕심은 자주 인간의 세계를 좁히고, 세상을 적대적으로 대하게 만든다. 소설 속에는 종족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연대가 묘사되는데,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네하가 속한 발라비 종족의 금서에는 인간이 그들의 오랜 천적이라고 쓰여있으며,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유진의 연구소에게도 새로운 해양생물은 아무리 인간을 닮았다 한들 포획해서 조사해야 할 연구 대상일 뿐이니까. 잠수정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응시할 수밖에 없는 아름답고 슬픈 이미지 너머 인간과 다른 존재의 연대 가능성을 상상해 보게 된다.
■ 작별의 현
강민영 지음 | 네오북스 펴냄 | 208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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