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멕시코·캐나다·중국 관세 부과 강행
캐나다·멕시코 보복관세 부과 발표...중국 WTO 제소 등
수출 의존도 높은 우리 경제, 기업들 부진도 우려
우리나라 13.1% 수출 감소 예상...3일 산업부 대책회의 논의
[포인트경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을 접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중국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기로 서명하고, 관련 국가들이 맞대응에 나서며 ‘관세 전쟁’이 본격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곧 부과할 것이라고 전해지면서 무역 갈등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BBC, 가디언지 갈무리
관세는 상품이 국내에 들어올 때 수입 가격에 비례해 국내에서 부과하는 세금이다.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세 나라 모두의 보복을 불러일으켰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보복관세 부과를 각각 발표했고 중국 역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 중이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물론, 기업들의 부진도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4일 발효 예정인 새로운 관세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그리고 거의 모든 나라)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으며, 36조 달러(약 5경250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우리는 더는 ‘멍청한 나라'가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 그러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위협했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각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관세를 더 높일 것이라고 트럼프는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미국 경제를 성장시키고 일자리를 보호하며 세수를 늘릴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의 경우 동맹국들의 정책적 조치까지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와 그에 따른 보복은 새로운 글로벌 무역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불법으로 간주하며 이는 두 나라 간 자유무역협정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른 무역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부당한 관행"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관세 도입과 다른 국가들의 대응으로 자동차, 목재, 철강부터 식품, 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1월 보고서에서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세 나라 모두에서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으로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영향으로 금값에 이어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31일 서울시내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나타나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가는 트럼프 관세 정책이 한국 유럽 일본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전쟁 발발에 수출 타격이 불가피해지며 우리 정부는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개최한다고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국내 수출에 미칠 영향, 이에 대한 대응책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실제로 보편관세가 부과될 경우 우리나라는 13.1% 수출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대미 수출 감소로 인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46%, 10조6000억원이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이에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업계를 밀착 지원 중이다. 민관 원팀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미국 신행정부 출범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
해당 국가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한국 가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북미 국가 자유무역협정인 미·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무관세 수혜를 입기 위해 현재 멕시코에는 우리 기업이 500여개 진출해 있다. 캐나다에도 우리 전기차·배터리 업계가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만들고 있다. 케레타로 공장은 지난 2022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석 연휴를 맞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한 곳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하는 건조기 등 일부 물량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공장에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 세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LG전자도 냉장고 등 일부 물량을 미국 테네시주 공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관세 인상의 수준이 본질적인 공급망 구조의 변화를 필요로 할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역량과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미국 내 생산 시설의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생산지 이전 및 기존 생산지별 캐파 조정 등 보다 적극적인 생산지 전략 변화까지도 고려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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