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혜영 기자 = 부산 김해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화재 사고 당시, 승객들은 기내에서 급박한 상황에 처했다. 28일 오후 10시 26분쯤, 기내에서 불길이 발생하며 승객들의 대피가 시작됐다. 피해자들은 "불이 순식간에 번졌고, 기내 대피 명령도 없이 승객들이 스스로 탈출문을 열어 대피했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50대 박운정 씨는 "뒤에서 탄 냄새가 나서 돌아보니 불길이 솟아올랐다"며, "아내와 다른 승객들이 협력해 비상 탈출문을 열고 슬라이드를 펼쳐 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승무원은 배터리가 들어있는 짐칸을 확인하더니 소화기를 가져왔고, 그 와중에도 기내 대피 명령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장도 불이 난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탈출 후에는 호텔에 갈 사람은 호텔로, 집으로 갈 사람은 알아서 가라는 식이었다"며 매뉴얼의 부재를 지적했다.
다른 승객들도 상황을 설명하며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털어놓았다. 부산 사하구에 거주하는 정영훈 씨는 "승무원에게 불이 났다고 외쳤지만,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에 승무원은 반응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은 서로 밀치고 넘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동완 씨는 "안내 방송도 없었고, 승객들이 '불이야'라고 외치며 스스로 탈출한 상황이었다"며 당시의 혼란을 전했다.
경남 밀양에서 온 승객 신민수 씨는 "내 자리 바로 앞 짐칸에서 불이 났고, 불을 끄려고 했지만 승무원이 탈출구 문을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다친 사람은 적었고, 다행히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화재 사고로 비행기 탑승객 176명 전원은 비상 대피를 완료했으며, 3명이 다소 가벼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행기 내에서 발생한 큰 화염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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