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곽한빈 기자] 설 명절을 하루 앞둔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76명을 태운 에어부산 항공기가 이륙 전 불이 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불길이 기내를 덮치기 전에 탑승자 전원이 비상 탈출하는 데 성공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 달 만에 발생한 사고여서 항공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설 전날인 28일 오후 10시 26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등 17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 중이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상부 부근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슬라이드를 이용해 모두 비상 탈출했다. 탈출 과정에서 3명이 타박상 등 경상을 입었고, 이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승객 중에는 중국 18명, 미국 2명, 영국 1명, 필리핀 1명 등 외국인 2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오후 10시 34분께 현장에 도착해 10시 38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불은 오후 11시24분께 초진됐고, 최초 신고 접수 1시간 만인 11시 31분께 항공기 동체를 대부분 태운 뒤 완전히 꺼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현장에 급파했고, 29일 9명의 조사관 중 추가 파견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철위는 우선 화재가 발생한 HL7763 항공기(A321-200 기종)에서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 탑승자들의 증언과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종합해 비행기 꼬리 쪽 상부에서 불이 시작된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기령 17년의 에어버스 기종이다. 2017년 5월까지 에어부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다가 넘겨줬다.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12년간 사고는 물론 준사고가 1건도 없어 항공편 수가 10만편 이상인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무사고 기록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사고로 그 기록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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