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노트] 달러 약세 반전이 가져올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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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노트] 달러 약세 반전이 가져올 기회

연합뉴스 2025-01-25 10:30:03 신고

증시 상황은? 증시 상황은?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5.1.20 ksm7976@yna.co.kr

2025년은 달러 강세와 함께 시작됐다. 원·달러 환율은 1천47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높아졌다. 원화 약세는 작년 12월 계엄령 선포 후 나타난 한국 고유의 정치적 불안을 반영하고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원화 약세라기보다 달러 강세의 성격이 더 강하다.

계엄령 선포 이후 일본 엔화와 호주 달러는 한국 원화보다 달러 대비 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율 결정에 정책당국자의 의중이 반영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도 인민은행의 용인 속에 달러당 7.3위안을 넘고 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할 때는 환율이 수익률에 영향을 주지만 일반적으로 해외 주식을 사고파는 투자자들이 환율을 최우선 고려 요인으로 삼지는 않는다. 통상적으로 환율 변동성보다 주가 변동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요즘처럼 일방향의 강달러가 진행되면서 환율이 통상적인 변동 범위를 벗어나면 통화가치의 반전 여부가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2025년에는 미국 달러 가치가 약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 과정에서 한국 주식을 비롯한 비달러 자산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미국 달러화가 거의 모든 통화에 강세를 나타냈던 이유는 미국 경제가 압도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023년에 미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9%를 기록했고, 2024년엔 2.7%로 전망된다. 선진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한국의 2023~2024년 성장률(전망치)이 각각 1.4%와 2.2%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라는 큰 덩치의 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경제의 약진은 재정지출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전면적 보조금 지급 후 미국에서는 정부 지출을 제어하는 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바통을 넘긴 바이든 행정부는 원 없이 재정지출을 늘렸다.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는 2023~ 2024년 모두 7%대에 달했다.

3년째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2023년 GDP 대비 재정적자가 4%대다.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전쟁을 벌이는 국가보다 재정적자 규모가 더 크다는 사실은 최근 수년 동안 미국 정부가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지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재정적자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달러 약세를 불러올 것이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 때도 재정적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달러 가치가 강해지긴 했다.

전임 정권과 비교해 트럼프 행정부 때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미국의 새 정부가 감세를 공언했다는 사실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규제 완화와 작은 정부를 철학으로 하는 공화당이 감세를 주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이들의 철학이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감세 대신 재정지출을 줄이면서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직전 정권 대비 재정지출을 줄인 정권은 없다. 1970년대 포드 행정부부터 최근의 바이든 행정부 때까지 모든 정권에서 재정지출은 직전 정권보다 크게 늘었다. 공화당과 민주당 등 대통령의 당적과 무관하게 재정지출은 확대일로를 걸었다.

가장 파격적인 감세를 단행했던 레이건 행정부 때의 연평균 재정지출은 전임 카터 정권 대비 56% 늘었고, 최고 소득세율을 낮췄던 부시 행정부 역시 직전 클린턴 2기 정권 대비 22% 증가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도 소득세와 법인세율을 인하했는데, 역시 재정지출이 전임 오바마 2기 행정부에 비해 27% 늘었다.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부지출이 급증했던 2020년을 제외하더라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의 재정지출 증가율은 14%에 달했다.

역사적으로 미국 달러화는 세 차례 장기 약세를 기록했는데 1970년대, 1980년대 중후반, 2000년대 초반이며, 이들 시기엔 공통점이 있다. 모두 공화당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1970년대는 닉슨과 포드 대통령, 1980년대는 레이건과 (아버지)부시 대통령, 2000년대는 (아들)부시 대통령이다.

또 이들 시기에 미국의 재정적자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1980년대와 2000년대의 달러 약세는 감세가 재정적자 확대의 원인이 되면서 나타났다. 2025년에도 비슷한 동인의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주식을 비롯한 비달러화 자산에는 달러의 약세 반전이 큰 호재가 될 수 있다. 2022년 4분기~2023년 1분기 장세가 그랬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천440원까지 치솟았던 시기가 2022년 9월 말이다. 이후 4개월여 동안 원·달러 환율은 1천220원까지 수직 낙하했다.

당시의 환율 하락도 원화 강세라기보다 달러 약세로 해석해야 한다.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시 달러는 원화뿐 아니라 유로와 엔 등 주요 통화에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하락 기간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13조3천억 원 순매수했고, 코스피는 15.2% 상승했다.

지금까지는 미국 경제의 확장세가 강하고 감세 정책의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용인 등으로 강달러 흐름이 반전됐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올해 말쯤에는 원·달러 환율이 2024년 말(1천471원)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달러 강세가 종결되는 시점에서 한국 증시 투자자들은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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