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방콕)] '피라냐 축구'를 선언한 권오규 감독은 충북청주의 돌풍을 꿈꾼다.
충북청주는 2023년 1월 3일 창단했는데 뿌리는 청주FC, 청주 시티 FC에 있다. 청주는 1990대 말부터 프로 팀 창단을 꿈꿨고 아마추어, 세미프로, 팀 통합 등 여러 과정을 거쳐 2023년 충북청주가 탄생했고 K리그에 가입해 프로에 입성했다. 최윤겸 감독이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돼 2023시즌을 이끌었고 신생구단임에도 8위에 오르는 경쟁력을 보였다.
지난 시즌 최윤겸 감독이 중도에 물러나는 변수 속 권오규 수석코치가 대행 역할을 수행했다. 권오규 수석코치는 성남 일화 천마, 용인시청 축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후 안동과학대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청주 시티 FC 감독을 맡으면서 청주와 인연을 맺었고 부천FC1995 코치를 거쳐 충북청주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최윤겸 감독이 떠난 후 대행을 맡아 최종 10위에 팀을 올려놓았다. 시즌 종료 후 내부승격을 통해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올겨울엔 재창단 수준 변화를 가져가면서 선수단을 구성했다. 베테랑부터 그동안 날개를 못 편 선수들까지 동기부여가 가득한 선수들을 영입했다. 권오규 감독 아래 돌풍을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프로 정식 감독으로는 처음 나서는 권오규 감독은 첫 풀시즌을 맞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풋볼'이 방콕 현지에서 권오규 감독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이하 권오규 감독과 인터뷰 일문일답]
-방콕에 온 지 2주 좀 넘은 것 같다.
첫 주엔 선수들 면역력, 체력을 키웠고 지난 주엔 강하게 훈련했다. 이틀 동안 쉬고 오늘은 좀 무난한 훈련을 했다. 선수단이 80 정도 바뀌어서 하나가 되게 하는 걸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팀 문화, 기술 철학, 게임 모델 주입을 위해 선수들 앞에서 발표도 하고 노력을 하는 중이다.
-말한대로 재창단 수준 변화다.
김병오를 비롯한 주장단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최성근, 이지승, 김선민 마찬가지다. '조이사'로 불리는 조수혁도 도움을 주고 있다. 베테랑 모두 훈련에 임하는 자세나 이런 것들이 다 좋다. 몸 관리를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잘하고 있다. 구단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니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
이한샘, 장혁진 등 고참들이 나가면서 내 스타일에 부합하는 베테랑들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했다. 김선민 같은 경우는 특히 귀감이 되는 선수다. 내가 생각하는 '피라냐 축구'를 위해선 김선민이 필요한데 귀감이 되고 있다.
-훈련을 보니 "앞으로 가!"란 말을 많이 하더라.
피라냐처럼 붙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득점을 하려면 전진을 해야 하고 공간을 만들고 스피드를 붙여 전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조르지 이후 방점을 찍은 선수가 아쉬웠다. 가브리엘, 이형경을 영입했는데.
가브리엘은 속도가 빠르고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좋다. 이형경은 K3리그에서 뛸 때 계속 관찰을 했는데 충분히 K리그2에서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박스 안에서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들어가 마무리를 하는 걸 주문하는 중이다.
-주전이 딱히 없을 것 같다.
지난 시즌 홍원진이 중도에 나가고 여러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을 때 스쿼드 뎁스가 얇다는 걸 여실히 느꼈다. 시즌 말미엔 18명만 훈련하고 명단을 꾸렸다. 그래서 이번 겨울 여러 선수들을 최대한 영입해 머리가 아픈 한이 있더라도 스쿼드 다양성을 높이려고 했다. 서로 경쟁 체제를 유도해서 팀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이런 방향으로 선수를 선발했다.
-특히 경쟁이 심한 포지션은?
3~4자리만 확정되어 있다. 나머지 포지션은 확실한 주전 없이 모두가 경쟁 중이다. 맞는 조합을 찾는 과정이다.
-욥 반데아벌트가 합류했다.
우선 베니시오가 나갔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 1위였다. 2위가 김명순이었는데 공교롭게 다 떠났다. 다 바이아웃 이적이었다. 지도자로서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받아들여야 했고 빨리 대체자를 찾으려고 했다. 충북청주는 이런 면에서 시스템이 좋다. 누가 나가면 대체자를 빠르게 구하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해 영입을 할 수 있다. 다른 시민구단들과는 조금 다르다.
반데아벌트는 하이라이트, 풀 경기를 몇 번이나 보고 영입을 했다. 왼발 수준이 달랐다. 센터백인데 패스 질이 좋고 득점력도 있고 공을 끌고 올라가는 힘이 있었다. 전술적인 활용 능력을 봤고 왼발 패스, 킥이나 수비에서도 딱히 부족한 점을 못 봤다. 대화를 해봤을 때도 자신감이 있었다. 팀에서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어제 방콕으로 와서 일대일 대화를 나누고 영상을 공유했다. 목표와 지향 가치도 공유를 하며 경기 모델도 알려줬다.
-다시 전술 이야기로 돌아오면 '피라냐 축구'를 외치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
K리그2에서 코치, 대행, 감독으로서 7년 연속 있었다. K리그2는 K리그1과 다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 걸 '4S'로 정리할 수 있다. SMART, SPACE, SPEED, STRONG이다. 영리하게 공간을 지배하고 속도를 활용하며 강인한 축구를 해야 한다. 영리하다는 건 상황 인식을 빠르게 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공간을 찾아야 하며 빠르게 밀고 들어가 경합에서 밀리지 않는 축구를 해야 K리그2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수비 조직은 숨 막힐 정도로 단단히 하면서 상대를 물어뜯는 식으로 공격과 압박을 하자는 걸 주문하고 있다. 그래서 '피라냐 축구'로 명명했다.
-이런 전술 지향점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을 때 프로 팀 감독이 되는 걸 상상조차 못했다. 지금 이 순간도 실감이 안 난다. 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재미있고 신나게 축구를 하도록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단순하게 하는 것보다 재밌는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
-이제 충북청주는 성적을 내야 할 시점이라고 보는가?
이전엔 충북청주라는 팀이 프로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문화를 만드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젠 성적을 내서 승격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항상 승격에 도전하는 팀이 되어야 하며 더 성장을 해 남들보다 앞서가는 팀이 되어야 한다.
-2025시즌 목표가 있는가?
승격을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 로빈마다 목표 승점 등을 잡아 놓았다. 선수들한테 말은 안 했지만 다 계획과 목표가 있다.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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