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20일 도널드 트럼프의 2기 행정부가 워싱턴 D.C.에서 출범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사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들을 뒤엎는 행정명령을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정유 등 다양한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규모 관세 인상과 전기차 보조금의 축소 또는 폐지를 추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의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보조금 지급 계약이 트럼프 정부에 의해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수출과 주요 부품 공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 즉,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으로의 수출 기지를 찾기 위해 멕시코에 진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미국 수출용 자동차와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은 100여 개에 달하며, 이들 기업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생산과 고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이며, 각 기업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기차 관련 보조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액 공제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의 존속 여부가 배터리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 제도가 현지 투자 기업에 대한 환급을 제공하고 있어 기업들의 전략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의 직접적인 관심을 받으며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미 해군의 유지·보수·정비 사업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 회장들이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초기에는 관세와 이민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이 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1기 초기와 현재의 정치적, 경제적 여건은 다르기 때문에 대규모 감세보다는 관세와 이민 이슈가 먼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공지능(AI) 분야는 여전히 유망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미국의 AI 투자 규모는 672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중국의 77억 달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AI 주도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 기업들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안겨주는 복잡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전략적인 대응과 위기 관리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AI와 조선업과 같은 유망 산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향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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