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다'
홍용현·230쪽·1만6800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인생은 한 번뿐이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한 번의 인생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내야 한다. 그 한 번의 인생이 별일 없이 평온한 삶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는 동안 우리는 갖은 고난과 만나게 된다. 고난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찾아온 고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우리 삶의 모습이 결정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그 안에서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는 것이 삶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벌어진 그 일을 바라보는 태도다.
저자는 어린 시절 갑작스레 어려워진 집안 사정으로 궁핍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가까스로 대학에 입학했으나 등록금과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졸업 후 입대했고, 제대 후에는 고시를 준비하다 포기했다. 번듯한 공기업에 입사해 걱정 없는 삶을 사는가 싶었지만, 회사 내부 사건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네 삶은 호사다마의 연속이다.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다'는 고난과 역경 앞에서 '그럴 수 있다'는 태도, 삶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그 유연함이 행복의 열쇠임을 과거 삶의 궤적을 통해 덤덤하게 읊조리고 있는 자서전적인 에세이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언젠가는'을 되뇌며 불비했던 현실을 헤쳐 나오던 과거와 평범한 삶을 이루고자했던 현재 노력을 작가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책 제목처럼 '그럴 수 있어 그럴 수 있다' 하는 마음가짐이면 인생이라는 도화지를 밝게 채워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곳곳에 묻어있는 작품이다. '나의 인생 나의 과거 이야기'와 '나의 생각 나의 하루 이야기' 2부로 구성됐다.
저자는 독자에게 '나쁘다고 다 나빠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할 것을 더불어 '인생은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고 아프면 치료하면서 채워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책 속으로
40여년이 지났음에도 라면을 대하게 되면 온기 하나 없던 차가운 냉방, 살고자 먹어야만 했었던 밀가루 내음 펄펄 풍겼던 그 맛이 부지불식간에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는 라면이란 놈은 순둥이였던 내게 악착스런 성향을 갖게 해주었다. 오늘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성물(聖物)이다. 돌이켜보면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그 당시 내 삶에 대해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살았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41페이지)
불행이란 놈이 다가올 때는 정말 사자처럼 거세게 휘몰아치는데 정신 차리기가 너무도 힘겨웠다. 되돌아보니 다 그렇게 지나가는 것 또한 삶이란 생각이다. 불행은 피하고자 해도 피할 수 없음을, 그래서 다가오면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극복해내려는 마음가짐이 더 필요하다는 가르침도 얻었다.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다'를 되뇌며 사는 일상이 몸에 밴 것 같다. 연륜이 쌓이면서 내가 그리 변해가는 것인지, 아니면 일정 부분 포기하며 순응하는 것인지 모른다. 다만,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과정이고, 상실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순화되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삶이 자신의 의지와 희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픈 말이 있다, 불행은 다 지나갈 때까지 순응하고 이겨내야 한다고. 몸부림 쳐본들 앞에서 다가오는 운명은 피할 수 있으나 숙명은 절대로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니 너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난한 과정이 사람을 단련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176페이지)
김근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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