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첫 번째 사례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트럼프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이번 기부를 통해 미국 내 제조업 지원, 공급망 보호, 혁신을 위한 정책에 기여하고자 하는 새 정부와의 협력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대미 투자와 수출이 많은 자동차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부금 이야기가 꾸준히 있어왔다"고 전하며, 이는 현대차가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를 다지기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율관세 정책은 현대차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170만 대 이상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GM, 도요타, 포드와 함께 미국 판매량 '톱4'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공언한 고율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는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리서치 업체인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고율관세가 부과될 경우 자동차 평균 가격이 약 3000달러(약 440만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전기차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공하던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질 가능성에 대해 현대차는 오히려 미국 내 전기차 생산 및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 아이오닉9, 기아의 EV6, 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이 IRA 보조금 지급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에서 연간 50만 대를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는 트럼프 측근들과의 비공식 만남도 추진 중이며,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기부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향후 트럼프 정부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기부함으로써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산업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향후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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