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무부, 압수 비트코인 매도 추진

러시아 정부가 현지 재무부를 통해 지난 2023년 해커 그룹 조사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1천여 개를 매도할 계획이다. 비트코인 외에는 같은 경로로 확보한 비트코인캐시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재무부

러시아 국영 뉴스 통신사인 타스(TASS)는 현지 재무부가 지난 1월 9일 압수 비트코인 판매를 위한 자금 이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지 재무부는 총 1,032.1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가 매각을 계획 중인 비트코인은 지난 2023년 전직 정부 수사관이 해커 그룹으로부터 건네 받은 뇌물성 자금이다. 러시아 재무부는 우선적으로 1천만 달러(한화 약 147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내다팔 방침이다. 
압수 비트코인이 다수의 블록체인 지갑을 통해 나눠져 있기 때문에 현지 재무부는 자산 확보에 난항을 겪는 중으로 파악됐다. 전체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 권한은 러시아 법원 허가를 통해 부여될 전망이다. 
러시아 재무부가 1,032.1개 비트코인 매도를 통해 거둬들일 수익은 바이낸스(Binance) 가상화폐 거래소 기준 980만 4,838달러(한화 약 144억 6,017만 원)로 계산된다. 바이낸스에서 1월 13일 오전 현재 비트코인은 개당 9만 4,998달러(한화 약 1억 4,0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타스는 러시아 재무부가 지난 1월 9일 압수 비트코인 판매를 위한 자금 이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사진=타스)

최근 비트코인은 러시아에서 대외 무역 결제 도구 중 하나로 쓰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비트코인 사용을 대외 무역 지불 수단으로 지정한 바 있다. 현지 은행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은행간금융통신협회인 스위프트(SWIFT)에서 퇴출됨에 따른 결과였다. 
러시아의 안톤 실루아노프(Anton Siluanov) 재무장관은 지난 2024년 12월 25일 현지 기업들이 미국 등 서방국가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대외 무역 결제에 사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대외 무역에서 러시아 기업의 비트코인 사용은 지난 2024년 8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현지 대통령에 의해 승인됐다. 
현지 하원(국가두마) 소속 안톤 트카체프(Anton Tkachev) 의원은 지난 2024년 12월 러시아 재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전략준비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 타당성 평가와 대 정부 결과 제출을 요청하기도 했다. 
 

러시아 기업들이 현지 정부 허가 하에 비트코인을 대외 무역 결제 도구로 사용 중이다(사진=로이터)

안톤 트카체프 의원은 서한을 통해 러시아 우호국이자 인접 국가인 중국 마저도 보유고에 미국 달러화를 저장 중이라며, 비트코인을 러시아 전략준비자산으로 채택하는 것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연합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비트코인은 1월 13일 오전 현재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0.43% 상승한 1억 4,26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