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미국 화가인 ‘윈슬러 호머(Winslow Homer)’는 ‘여름밤’, ‘달빛’, ‘안개 경보’, ‘달빛, 우드 아일랜드의 빛’, ‘전선에서 온 포로들’, ‘북동풍’, ‘여우 사냥’ 등 수많은 작품을 그려내었다.
특히 바닷가를 많이 그리곤 했는데, 당시 그를 흔히들 ‘바다의 은둔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참고로 ‘윈슬러 호머’처럼 바다를 많이 그려낸 화가로 ‘호아킨 소로야’도 있으니 기억해 두자. 1월 칼럼에 함께 다루어 볼 예정이니, 함께 비교하여 보는 재미도 느껴보고 바다를 주제로 그린 화가들의 이름도 알게 되니 일석이조일 것이다.
호머의 작품은 조국인 미국보다 프랑스에서 더 인기를 얻고, 이후 프랑스 정부가 구입해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하게 된다.
‘여름밤’은 유화 작품인데, 사실 호머는 수채화 분야에서 소질을 발휘하였다고 한다. ‘하퍼스 위클리’ 잡지의 삽화가로서, 남북전쟁의 종군화가로서도 활동하는 등 그림에 대한 재능이 월등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1884~1885년 겨울에 따뜻한 지역인 플로리다와 쿠바 등으로 여행을 간 그는 ‘센추리 매거진’의 의뢰를 받아 수채화로 표현한 바다 작품을 수없이 그려내었다고 하니 여기서도 그의 바다에 대한 애정이 전해진다.
호머의 작품 중 ‘안개 경보’는 안개가 자욱한 하늘과 깊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그 배 안에서 홀로 앉아있는 남자의 모습이 현장에서 보고 있는 듯 생생하게 전달되는 느낌을 준다. 또 ‘여름밤’에서는 바닷가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멀리 보이고, 달빛 아래 춤을 추고 있는 두 여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달빛, 우드 아일랜드의 빛’에선 달빛이 내린 깊고 어두운 바다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어둡지만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는 마치 잠을 자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윈슬리 호머의 작품을 감상하며 ‘어둡다고 해서 다 무서운 것이 아닐 수 있음’을 몸소 느꼈다. 위 세 작품 속 바다가 주는 분위기는 저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사람들 대부분이 풍경화를 좋아하듯이 대중들이 시대를 뛰어넘어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그 주제가 내가 추구하는 것과 일치하는지 작가로서 알아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인기가 많다고 해서 그 주제로 그리는 것은 어느 순간 한계점이 다다르고, 그 시간이 빠르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작가가 원하는 것과 대중이 원하는 것이 일치한다면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보게 되고 그 온도가 오래가게 되며, 진심이 더 잘 전달되는 것 같다. 작가가 그려내는 순간들의 에너지가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림의 분위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도 대중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마인드맵을 그리기도 하고, 메모장에 적어 정리한다. 다듬어 가는 과정을 지혜롭게 잘 이겨내 보려고 한다. 시대를 넘어 소통할 수 있고, 진심을 담은 작품으로 다가가는 진정성 있는 작가로 더 성장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다음 칼럼에서 만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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