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OCI미술관은 새해 첫 전시로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전을 이달 16일부터 3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품 수집가였던 윤상(1919 ~1960)의 기록이 약 7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념서화첩은 일종의 방명록인데 출품작 화가를 비롯해 전시를 관람한 유명 인사 104명이 남긴 그림과 글, 관련 신문 기사 스크랩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전시 핵심인 기념서화첩은 일종의 방명록으로, 1956년 7월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열렸던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가 담겨 있다. 출품 작가를 비롯해 전시를 관람한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등 총 104명이 직접 남긴 그림과 글, 관련 신문 기사 스크랩 등이 방대하게 수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1950년대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관심과 열기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다.
당시 전시에는 고희동, 이상범, 도상봉, 천경자,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를 대표하는 작가 49명의 작품 총 64점이 선보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행방이 확인된 작품은 단 2점에 불과하다. 그중 한 점인 장욱진의 1950년대 대표작 ‘가족’은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장욱진 회고전에 출품된 바 있으며, 기념서화첩에 담긴 신문 스크랩을 통해 1956년 전시 당시에는 ‘마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음이 확인됐다. 나머지 한 점은 유영국의 1955년 작 ‘도시’로, 1956년 전시 이후 약 70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대중 앞에 공개된다.
평양 출신으로 알려진 윤상은 과수원 운영을 통해 번 자산으로 미술품을 수집했던 개인 소장가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정보가 적어 윤상의 행보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으나,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그의 예술적 안목과 당시 문화예술계를 향한 애정을 재조명할 기회가 마련됐다. OCI미술관은 “윤상의 기념서화첩은 1950년대 한국 현대 동‧서양 화단 전반의 양상을 조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예술에 대한 열정과 지지를 생생히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 기념서화첩은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실시한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 사업’에 선정돼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쳤다. 수십 년간 개인 소장품으로 남아 있던 자료가 이번 보존 작업을 통해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었으며, 마침내 전시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OCI미술관은 윤상의 흔적을 엮어낸 귀한 자료를 토대로, 1950년대 한국 현대미술과 수집가로서의 윤상을 조명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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