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두 살의 애거사가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다지 친밀하지 않은 모녀 관계였지만 애거사는 극심한 외로움을 겪게 되고 이는 곧 어린 시절 ‘상상 속 친구’였던 클러리사를 소환하게 되는데… 유령처럼 되살아난 그 존재가 주위 사람들에게도 활기로운 존재로 나타나게 되면서 애거사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친구’인가, 유사 모녀 관계인가, 사랑인가. 환상은 실재를 대체할 수 있나. 다양한 렌즈를 통해 얼마든지 해석하고 뻗어나가게 하는 이 흥미로운 텍스트를 읽다 보면, 두 주인공이 즐겨하던 ‘상상 놀이’가 얼마나 재미있었을지마저 생각해보게 한다! 어쩌면 픽션을 읽는 행위 자체가 상상의 존재와 그 무엇보다 내밀하게 소통하고 연루되는 과정일 테니.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이디스 올리비어의 첫 소설이자, “존재 자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시대에 풍부한 상상력으로 맞선”다는 출판사의 소개에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소설이다.
■ 사생아
이디스 올리비어 지음 | 아밀(김지현) 옮김 | 휴머니스트 펴냄 | 184쪽 | 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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