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연루됨』

아버지는 동네 지인이 행사 축사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자, 대학생인 저자에게 글쓰기를 부탁했다. 저자는 그걸 자신이 왜 써야 하는지 되물었고, 아버지는 "버럭 화를 냈다". '우리가 남이가'의 정서에 거리감을 느꼈을 저자는 그렇게 '고향'과 작별을 준비한다. 하지만 막상 인류학에 입문해 타자를 연구하게 되자 그는 세계 곳곳에 '아버지'가 나타났다고 고백하는데... 한국과 중국의 현장에서 물리적·실존적 빈곤을 연구해온 인류학자 조문영의 신작인 이 책은, 이처럼 자신과 얽혀있는 사회적인 고통을 목격하고 "더 책임 있는 비판"을 시도하는 책이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묶었다. 세계와 나의 연결성을 더욱 절실히 감각했던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연루의 감각을 외면하지 않고 확장하며 더 나은 세계를 찾아가게 하는 책.

■ 연루됨 
조문영 지음 | 글항아리 펴냄 | 388쪽 | 2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