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소월”, “기대해줘요”…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 쇼케이스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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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소월”, “기대해줘요”…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 쇼케이스 성료

독서신문 2024-12-30 06:00:00 신고

좌측부터 독립군 역 백종민, 유키치 역 김진철, 사언희 역 한수림, 이정익 역 성태준, 박우혁 역 김우혁, 한희수 역 고운지, 김동현 역 황시우. [사진=스튜디오반]
좌측부터 독립군 역 백종민, 유키치 역 김진철, 사언희 역 한수림, 이정익 역 성태준, 박우혁 역 김우혁, 한희수 역 고운지, 김동현 역 황시우. [사진=스튜디오반]

‘바람자는 이 저녁/흰눈은 퍼붓는데/무엇하고 계시노/같은 저녁 금년(今年)은……//꿈이라도 꾸면은!/잠들면 만날런가./잊었던 그 사람은/흰눈타고 오시네.//저녁때. 흰눈은 퍼부어라.’

지난 26일, 민족시인 김소월의 시 「눈 오는 저녁」을 읊으며 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의 쇼케이스가 용산의 카페 Heulg(흙)에서 막을 열었다. 백종민, 김진철, 한수림, 성태준, 김우혁, 고운지, 황시우 배우가 무대에 자리 잡은 가운데 경성 최고의 재즈바 ‘모던시티’에 온 것을 환영하는 고운지 배우의 노래 ‘한 잔의 술, 인생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는 간토대학살 이후 1935년 일제강점기, 총과 칼 대신 우리의 말과 시로 진실을 드러내고자 했던 청춘들의 여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당시 어두운 시기를 통과하며 조선의 애환 어린 정서를 잘 담아낸 김소월의 시를 극 전개와 넘버로 활용해, 독립의 열망과 조국의 아픔, 그 속에서 투쟁한 우리 선배 청춘들의 삶을 노래한다.

극 중 이정익 역으로 분하는 성태준. [사진=스튜디오반]
극 중 이정익 역으로 분하는 성태준. [사진=스튜디오반]

쇼케이스는 먼저 배우들이 극 중에서 맡은 역할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성태준 배우가 분한 이정익은 일견 잔잔한 호수 같지만 내면의 강인함을 가진, 시를 사랑하는 청년이며, 한수림 배우가 분한 사언희(사츠코)는 일본인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정체성 혼란을 겪는 인물로 그려진다. 김우혁 배우가 분한 박우혁은 ‘모던보이’를 자처하는 유쾌한 인물이지만 아픔과 상실감을 품고 있는 데 반해, 고운지 배우가 분한 한희수는 신중하지만 옳지 않은 부분에는 목소리를 내는 신여성이다. 한편, 황시우 배우가 분한 김동현은 말은 거칠게 해도 알고 보면 순수한 인물로 웃음을 담당하며, 김진철 배우가 분한 유키치는 제국주의 정신에 물든 일본 경찰이면서 누구보다 낭만주의자이기도 하다. 백종민 배우는 독립군과 일본군이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한다.

배우들의 시 낭송과 뮤지컬 넘버 맛보기도 이어졌다. 뮤지컬은 김소월의 시와, 시를 가사로 활용한 넘버가 극의 분위기를 장악하는데, 「산유화」, 「먼 후일」, 「풀따귀」, 「진달래꽃」 등 총 9편의 시가 작품에 함께한다. 미리 김소월의 시를 읽어보고 본 공연을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는 후문이다. 한수림 배우는 “가사에 시가 들어간다는 게 어렵기도 했지만 매일 시를 읊고 노래할수록 더 깊은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했으며, 백종민 배우는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 잘 드러나는 「풀따귀」라는 시를 한수림 배우의 노래로 들으면 정말로 그 시절, 그 순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라고 고백했다.

미리 극단 ‘스튜디오 반’의 공식 SNS 채널을 통해 받은 질문에 배우들이 대답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무수한 질문 중 ‘배우들을 강아지/고양이로 나눈다면?’, ‘첫인상과 실제가 가장 달랐던 배우는?’, ‘극 중 가장 마음에 품은 시는?’ 등이 질문으로 선정됐다. 또한, 제목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를 줄인 ‘어시내노’로 사행시를 짓고, 뮤지컬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 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관객들과 배우들이 소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밤이 깊어가고, 일곱 명의 배우가 두 개의 넘버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과 ‘장마’를 모두 함께 부르며 쇼케이스를 마무리했다.

쇼케이스 현장 사진. [사진=스튜디오반]
쇼케이스 현장 사진. [사진=스튜디오반]

뮤지컬은 이성준 작가의 소설 「붉은 진달래」를 원작으로 하는 창작 초연이다. 성태준 배우는 “창작 초연의 매력은 열린 시각으로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창작 초연이 주는 무게감이 상당히 크다. 관객분들과 좋은 작품으로 만나기 위해 저희가 똘똘 뭉쳐 치열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열심히 만들고 있다. 막바지 준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잘 준비해서 공연이 관객분들께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밝혔다.

창작 초연 뮤지컬 '어제의 시는 내일의 노래가 될 수 있을까'는 2025년 1월 7일부터 26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독서신문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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