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경기도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비상계엄 관련 특검법 공표, 헌법 재판관 임명을 모두 거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야권의 탄핵이 적절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나친 탄핵 남발은 오히려 국정을 더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반박도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는 지난 27일 국민의힘 의원의 반발과 표결 불참 속에서 한 대행 탄핵소추안을 상정, 재석 의원 192인 중 찬성 192표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사상 첫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을 지켜본 도민들은 “적절한 대처였다”, “사실상 정부를 무시하는 행위”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과천시민 유준희씨(가명·29)는 “권한 대행으로서 윤 대통령 탄핵을 위한 재판관 임명에 동의하지 않은 것은 충분히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 대다수가 탄핵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전했다.
가평에 거주하고 있는 오지현씨(가명·37) 역시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한 총리는 탄핵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며 “사실상 내란 공범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탄핵은 필수 불가결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야권의 한 대행 탄핵이 과도한 처사라는 의견도 곳곳에서 나왔다.
양주시민 박진호씨(35)는 “책임을 물어야 할 대통령 탄핵은 찬성하지만 총리까지 탄핵하는 것은 솔직히 과하다고 본다”며 “말을 듣지 않는다고 탄핵하는 것은 국가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기 광주에 거주하는 이유정씨(48·여)도 “가장 큰 잘못을 한 대통령의 직무는 이미 정지됐는데 한 대행까지 탄핵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앞으로 계속 탄핵하겠다는 야당의 발언을 듣고 정치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한 대행 탄핵에 대한 찬반을 떠나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와 탄핵 정국이 지속,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도민도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용인에 거주하는 김소연씨(27·여)는 “국민들은 이런 정치 싸움에 계속 휘말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혼란스러운 상황이 매일 반복되다보니 요즘 뉴스만 봐도 너무 피곤하고 지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고 성남시민 윤현규씨(38)도 “권한대행까지 탄핵당했으니 국정 공백은 불 보듯 뻔하다.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타협을 통해 불안한 정국을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대통령 탄핵을 두고 혼란이 지속되면서 대다수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과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헌법적 절차에 따라 탄핵 심판을 신속 진행, 향후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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