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789년 프랑스 혁명을 이끈 국민의회는 자유, 재산, 안전, 압제에 대한 저항, 사회적 평등, 법의 지배, 양심과 표현의 자유, 국가 주권의 권위, 시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 등을 '인권'이라 선언했다. 국민의회의 이 같은 인권선언은 추후 세계 각국 헌법의 근간이 됐다.
프랑스 혁명은 발발한 지 2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일대 사건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가(革命歌)였던 '라 마르세예즈'는 폴란드인들이 1956년 소련의 독재에 저항하면서 불렀다. 1989년 당국의 압제를 비판하면서 천안문 광장에 모인 중국 학생 시위자들도 이 노래를 불렀다.
또한 레닌을 비롯해 후대의 혁명가들은 프랑스 혁명을 혁명의 전범으로 삼기도 했다. 1970년대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프랑스 혁명에 대해 말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저우언라이의 말처럼 아직도 제대로 분석되지 않았을지도 모를 프랑스 혁명에 대해 윌리엄 도일 영국 브리스톨대 역사학과 명예교수가 정리에 나섰다. 신간 '프랑스 혁명'(교유서가)을 통해서다. 저자는 200여쪽 분량의 비교적 짧은 글로 혁명이 발생한 원인부터 시작해 후대에 미친 파장까지를 간결하게 설명해 나간다.
저자는 잇따른 전쟁으로 재정 적자에 직면한 부르봉 왕조의 상황, 매관매직이 판쳤던 부도덕한 정부와 법원, 심화한 빈부 격차 등으로 인해 '앙시앵 레짐'(구체제)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한다.
이어 혁명 국민의회의 인권선언, 프로이센·오스트리아에 맞선 혁명전쟁, 국민공회와 공포정치, 총재정부와 나폴레옹의 등장까지 빠르게 설명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구체제를 지탱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프랑스 혁명을 이끈 대표적 인물인 로베스피에르와 당통 등 핵심 인물들을 통해 주요 사건과 사회적 분위기를 상세히 조명한다.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간행한 입문서 총서인 '첫단추' 시리즈의 한 편으로 출간됐다. '서양 정치사상사', '지구화', '영화의 역사'도 이 시리즈에 묶여 함께 나왔다.
▲ 프랑스 혁명 = 조한욱 옮김. 236쪽.
▲ 서양 정치사상사 = 리처드 왓모어 지음. 황소희 옮김. 256쪽.
▲ 지구화 = 맨프레드 B. 스테거 지음. 이우진 등 옮김. 248쪽.
▲ 영화의 역사 = 제프리 노웰 스미스 지음. 이응일 옮김. 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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