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로 속 아이 =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이탈리아 유명 기업가의 상속녀가 자신의 요트에서 둔기에 맞아 살해된다.
경찰은 피아니스트인 남편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단서를 찾아 나서지만 실패한다. 피해자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에서도 변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결국 범행 동기에 초점을 맞춰 다시 시작된 수사를 통해 비로소 범인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진다.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기욤 뮈소가 데뷔 20주년에 맞춰 발간한 장편 소설이다.
그는 초기 로맨스와 판타지가 결합한 작품을 주로 선보였다면, 근래엔 스릴러 작품의 비중을 늘렸다. 이 작품도 반전과 서스펜스를 구사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풍긴다
마지막 문장을 읽어야 비로소 모든 의문이 해소되는 이야기다.
밝은세상. 360쪽.
▲ 헌등사 = 다와다 요코 지음. 유라주 옮김.
독일과 일본 양국에서 괴테 메달과 아쿠타가와상 등 유수의 문학상들을 받은 뒤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는 다와다 요코의 소설 5편을 모았다.
표제작 '헌등사'는 대지진과 치명적인 원전 사고로 정부가 민영화된 뒤 태평양 한가운데를 표류하듯 고립된 일본의 모습을 그린다. 원전 사고 이후 노인들은 점점 더 건강을 회복하는 반면 아이들은 스스로 호흡하기마저 곤란할 정도로 쇠약해진다. 황량한 디스토피아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고자 부단히 애쓰는 인물들의 모습을 담았다.
작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도한 뒤 이 작품을 통해 물질문명의 허상과 자연 파괴의 심각함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작가의 언어관과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작품으로도 꼽힌다.
재난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싹트는 기묘한 인간관계를 그린 '빨리 달려 끝없이'와 대홍수로 인류가 멸망한 뒤 살아남은 동물들의 입을 빌려 인류를 풍자적으로 비평하는 '동물들의 바벨' 등 4편도 만날 수 있다.
민음사. 272쪽.
▲ 김지하를 다시 본다 = 염무웅·이부영·유홍준·임진택 엮음.
지난해 5월 열린 '김지하 추모 학술 심포지엄' 토론 자료와 다시 읽어야 할 김지하의 글을 모은 책이다.
1부에는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생명사상'을 주제로 김지하의 문학과 예술, 미학, 그림과 글씨, 민주화운동, 생명사상 등을 되짚어 본 토론내용을 정리했다.
'양심선언', '나는 무죄이다', '창조적 통일을 위하여' 등 꼭 다시 읽어봐야 할 글들은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그가 1982년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해결 방안을 제시한 '생명의 세계관 확립과 협동적 생존의 확장'과 '개벽과 생명운동'도 책에 실었다.
엮은이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는 "김지하는 죽음의 위험을 통과한 뒤에야 영성과 생명이라는 결정적 화두에 이르렀다"면서 "오랜 시간의 가혹한 독방과 치열한 독서와 건곤일척의 사색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책에 썼다.
개마서원. 1천56쪽.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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