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주식시장 약세론자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증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윌슨 CIO는 지난 7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 대통령 선거 캠페인과 기업 실적,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에 불확실성이 팽배해 증시의 큰 조정을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지금부터 대선 사이에 증시가 10% 조정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3분기는 불안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랬던 그가 18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내년 말 목표치를 6500으로 제시했다.
현 수준에서 11%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윌슨 CIO의 이번 전망은 매우 주목할만하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증시 약세론을 펼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약세장을 정확히 예측했으나 그해 10월 시작된 증시 상승세에도 계속 약세론을 유지했다.
윌슨 CIO는 이전에 내년 중반 S&P500지수 목표치를 54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00포인트(0.39%) 오른 5893.62로 장을 마감한 상태다.
그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인하와 미 경제성장 개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완화 가능성이 주식에 낙관적으로 접근해야 할 이유다.
윌슨 CIO는 노트에서 "2016년 대선 이후처럼 이번 대선 이후에도 기업의 동기부여가 촉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내년 증시 전반에 걸쳐 좀더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윌슨 CIO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유로 증시 상승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다면서도 경제가 견조하게 유지만 되면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의 노트에 따르면 세부적으로 살펴볼 때 밸류에이션이 극단적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다.
그는 "S&P500지수 주식들의 주가수익비율(PER) 중간값이 19.0배로 그리 과도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예상대로 내년에 수익 회복이 폭넓게 이뤄진다면 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윌슨 CIO는 투자자들에게 고품질 경기 순환주, 특히 금융섹터 주식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반면 임의 소비재와 필수 소비재 주식에 대해서는 가격 결정력이 제한적이고 관세 리스크도 있다며 비중 축소를 권장했다.
윌슨 CIO가 주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으로 전환했으나 시장 리더십의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 글로벌 무역, 정부지출 관련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해 투자자들에게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정책 결과에서 또 다른 대전환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시장에 장·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노트에서 S&P500지수가 내년 말 약 6400으로 마감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수익은 후반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 수준에서 약 9% 상승한다는 의미다.
UBS는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인선으로 올해 증시가 상승한 뒤 내년 상반기 성장둔화로 약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UBS는 기업 수익 추정치가 좀더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되면 내년 하반기 증시는 더 유리한 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BMO캐피털마케츠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 투자 전략가는 S&P500지수가 내년 말 670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 수준에서 약 14% 더 오른다는 뜻이다.
벨스키 전략가는 "향후 몇 년 동안 주가가 연간 한 자릿수 후반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기업 수익 성장률이 두 자릿수에 가까워지는데다 PER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머무는 환경은 정상화로 향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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