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나’를 돌아보며 읽기 좋은 책 10권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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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나’를 돌아보며 읽기 좋은 책 10권 ①

독서신문 2024-11-19 10:00:00 신고

화요일까지는 주말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은데, 수요일만 되어도 ‘일주일의 절반이 지났네’ 하는 생각이 든다. 직장인의 셈법이다. 일주일을 헤아리다가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2024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는 끝을 보이고 있다. 쉼 없이 달려온 시간. 잠시 멈춰 지나온 시간과 ‘나’를 돌아보면 어떨까. 도움이 될 만한 책 10권을 추천한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손에 쥐고 혼자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을 찾아보자.

1. 시와 산책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펴냄 | 176쪽 | 16,000원

올 한 해, 언제 시를 읽었는지, 산책은 얼마나 했는지 기억하는가? 혹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시와 산책에 소홀하진 않았나? 그렇다면 잠시 숨을 돌리고 이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시를 읽고, 산책하고, 과연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관해 저자가 고민해 온 시간을 담아냈다. 일상의 단상이 켜켜이 담긴 스물일곱 개의 산문을 통해 우리는 단정히 거닐며 시와 만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홀로 조용히, 익숙한 듯 낯선 내 모습과 대화를 나눠보자. ‘나는 시와 저녁이 잘 어울리는 반려라고 느낀다. 모호함과 모호함, 낯섦과 낯섦, 휘발과 휘발의 만남.’ 아, 시간은 저녁이 좋겠다.

 

2. 자기 앞의 생

로맹 가리 지음 |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363쪽 | 16,000원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마냥 아름다운 기억만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좌절과 포기의 순간, 미련과 후회, 슬픔과 외로움 등이 어디를 가지도 않고 거기 덩그러니 남아있는 느낌. 슬픔과 아름다움은 그러나 상극이 아닐지도 모른다. 열네 살 소년 모모의 눈에 세상은 결코 꿈같이 아름다운 곳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린 소년은 앞으로 한 발짝씩 나아간다. 모모의 시선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에 머물고, 그들이 누구보다도 사랑에 가득 차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모모는 절망을 껴안고 삶을 긍정하는 법을 배운다. 유독 힘든 일이 많았던 한 해라면.

 

3. 생텍쥐페리의 문장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 신유진 옮김 | 마음산책 펴냄 | 224쪽 | 16,800원

어떤 문장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있다. 『어린 왕자』의 문장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면 숱한 좌절에도 쉬이 지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하늘과 사막을 사랑했던 생텍쥐페리가 남긴 작품이 『어린 왕자』뿐만은 아니다. 익숙한 문장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게 돼.” 다음에 『인간의 대지』 속 문장 “인간이 된다는 것은 정확히 책임을 지는 것이다.”를 맞닥뜨리며 우리는 생텍쥐페리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올해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만 같다면, “중요한 것은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하던 그의 문장들에 귀 기울여보자. 적잖이 위로받게 될 것이다.

 

4. 관조하는 삶 : 무위에 대하여

한병철 지음 | 전대호 옮김 | 김영사 펴냄 | 168쪽 | 16,800원

현대인들은 참 바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아마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때로 바쁜 것을 자랑처럼, 바쁘지 않은 것을 죄악처럼 여기기도 한다. 저자 한병철은 이런 우리에게 오늘날 필요한 것은 ‘의도와 목적’을 띤 활동을 멈추는 ‘무위’의 태도라고 말한다. 우리가 무위의 태도를 지닐 때, 세상은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복잡하던 생각은 가라앉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단기적이고, 호흡이 짧고, 근시안적으로 되어버린 이 서두름의 시대에 무위는 희귀하다. 우리는 기다릴 끈기가 없다. 그 끈기 안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익어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노동, 성취, 소비, 자극으로 점철된 ‘강렬한 삶’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무위의 태도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연습해 보자.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무위’의 시간이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니까.

 

5. 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펴냄 | 336쪽 | 17,800원

한 해를 지나오면서 수많은 질문을 품었을 것이다.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남아 괜스레 찝찝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저자 조윤제는 “살아가며 떠올랐던 무수한 질문들을 벼리고 벼려서 단 하나만 남겨라”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전을 통해 우리가 품은 질문을 잘 벼릴 수 있게 도와준다. 고전에 어쩌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지만, 쉬이 도전해 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집어 들자. 고전의 무수한 지혜 속에서도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의 가치를 짚은 ‘신독’을 조명한 책과 함께, 조용한 공간에서, 옛 선인들과의 대화를 시작해 보자.

[독서신문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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