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 다이버’로 잘 알려진 민트로켓이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 넥슨 내부 게임 서브 브랜드로 출발했던 민트로켓은 지난 9월 별도 법인으로 독립, 개발사 민트로켓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알린 바 있다.
‘재미’를 최우선 가치로 브랜드를 출범했던 민트로켓이 이제는 그 브랜드의 이름과 의미를 더욱 굳건하게 다지기 위한 발걸음에 나선다. 이에 한국게임기자클럽은 지난 7일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와 만나 그간의 변화와 향후에 대한 계획을 들어보는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 대표는 “게임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 민트로켓이 게임 하나는 잘 만든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황 대표와의 인터뷰로 민트로켓이 나아가는 길을 들여다봤다.
▲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사진=경향게임스)
이하는 QA 전문
Q. 본부장에서 한 기업의 대표가 됐다. 책임과 역할이 커졌는데, 업무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A. 데이브가 잘 나오고 나서, 이걸 재현할 수 있어야 실력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희 팀이 아니더라도 게임이 나와야하고, 그렇기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희 본부나 조직만 특별히 별도 절차를 줄 수는 없기에 회사 측에서 먼저 제안을 주셨다. 그렇게 제도나 절차를 새로 잡아보자 했다. 저희는 제도, 절차를 새롭게 했다. 저로서는 경영도 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한국 게임 시장의 성공작으로써 모델을 잘 정립해서 시스템으로 만들어 보고자 했다.
Q. 독립 이후 현재 민트로켓의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A. 우선 강제 분할이 아닌 직원들의 자유 선택으로 오셨다. 넥슨에서 저희 민트로켓에 오셨다가 결이 달라서 안 오신 분도 있다. 현재 50명 정도 내부에 있으며, 프로젝트들을 유연하게 굴리려면 70에서 80명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해외에서도 인력풀을 늘리는 생각이 있다. 차차 준비해서 해외 인재들과 협업을 하면서 인력을 늘려갈 생각이다.
▲ 민트로켓
Q. 현재 내부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데이브 외에 소개 가능한 프로젝트가 있을까
A. 올해 5월에 본부를 맡으며 재정비가 있었다. 분사를 하면서도 재정비가 이뤄졌다. 데이브의 경험치를 녹여서 새로 만드는 게임들이 있다.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은 5월 정도다. 패키지게임도 프로토타입이 있고, 모바일게임도 만들고 있다. 멀티 플랫폼을 아우르는 타이틀도 만들고 있다. 대부분 초기 단계로. 한 명이 하는 프로젝트도 있다. 준비가 된 타이밍이 온다면 바로바로 소개드리도록 하겠다.
Q. 기존 민트로켓의 DNA를 가져가면서 고도화 시키는 것이 분사의 핵심일 것이다. 이에 따른 개발 프로세스의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저희 회사는 레이블이라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저희는 캐주얼이다. 개발 스튜디오는 하나의 브랜드로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이브를 좋아하시는, 캐주얼하고 유쾌한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계속 좋아해주실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고 있다. PD가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구성원의 장점을 살려주는 방향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사진=넥슨 제공)
Q. 캐주얼하고 가벼운 게임을 주로 선보여 왔는데, 이외에 혹시 개인적으로 언젠가 다뤄보고 싶은 장르가 있을지 궁금하다
A. JRPG를 언젠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과거에 천외마경을 굉장히 좋아했다. 저희가 JRPG를 할 정도의 실력이나 노하우는 아직 없기에, 언젠가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또 멀티플레이 게임이 헤비하지 않더라도 유쾌하게 할 수 있는 게임, 그런 게임들을 바라보고 있다.
Q. 이른 질문일 수 있겠으나, 최근 다양한 국내 게임사들이 제2의 데이브 같은 게임을 찾고자 퍼블리싱하거나, 개발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민트로켓도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는데, 경쟁력 있는 개발사 혹은 스튜디오의 인수 계획이 있을까
A. 인수까지는 먼 이야기일 것 같다. 관심은 있다. AAA와 인디, 그 중간 영역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것 같다. 저희 같은 회사들이 거기에 관심을 가지고, 인디 분들과 협업해서 좀 더 고도화 시켜서 이쁘게 만들어준다던지, 투박한 부분을 다듬어 드린다던지 등의 방식이다. 당장 진행할 것은 아니지만 퍼블리싱이나 협업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다.
▲ '데이브 더 다이버'
Q. 취임을 하시며 회사를 어떻게 이끌고 가야겠다, 어떤 리더십을 가져가야겠다 생각한 부분이 있을까
A. 저희는 기본적으로 자율과 책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분사를 하면서 기존 규정들은 거의 다 없앴다. 시간을 얼마나 쓰는지는 관계가 없고 결과만 본다는 점이다.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기에 재택도 어느 정도 허용할 계획이다.
관련해 보안에 대해서는 항상 신경써야할 것 같다. 재택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보안에 대한 이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택을 전면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는, 집이 먼 분, 해외에 나가 계신 분 등 각자 능률이 좋은 타이밍에 재택이 좋다는 생각이다.
Q. 데이브 더 다이버 IP 확장을 진행 중이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A. 데이브의 연장선이라 해서 장르가 비슷할 이유는 없다고 생가한다. 데이브 같은 경우 의도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았다. 과거 이야기는 생략했다. 저희가 이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해 이들 이야기를 보여주고,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가 생각하고 있다. 데이브뿐만 아닌 신규 IP도 준비하고 있다. 데이브의 경우 IP는 각각 캐릭터가 중심을 잡아서 다른 여러 장르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 '데이브 더 다이버'는 '발라트로'와의 콜라보 등 다양한 IP와의 협업을 진행했으며, 이후 대규모 스토리 DLC를 준비하고 있다
Q. 데이브 더 다이버가 선보일 DLC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A. 우선 지역을 다른 곳으로 설정했다. 게임에서도 2편이 나왔을 때 잘 안된 경우가 많다. 전작의 성공을 답습하려는 성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DLC에 대해 저희는 1.5라고 생각하고 있다. 데이브가 잘 된 것은 사람들이 예상 못했던 의외의 시스템과 콘텐츠가 좋은 타이밍에 나와 줬던 것이 핵심이다. 신선함이 저희의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새롭게 만들고 있다. 콘텐츠도, 이야기도 많이 달라질 것이고, 볼륨도 목표는 10시간 이상을 보고 있다.
Q. 중국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제로베이스에서 7분 만에 게임을 만든 사례가 있다. AI툴 활용이 게임 업계에서도 화두인데, 민트로켓에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AI로 게임 만드는 것 까지 할 생각은 아직 없다. 표준화된 게임이 나오는 것 아닌가, 그걸 피하는 게 저희의 화두일 것 같다. 다만 AI 기술 자체는 적극적으로 쓰라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내부에서 작업하기에는 아트 쪽에 AI 활용이 좋은 것 같다. 최종 결과물로 쓰기에는 아직이라고 생각한다.
내부 소통용으로는 많이 쓰고 있다. 외에도 AI 코딩도 조금씩 하고는 있는데, 호불호가 있는 상태다. 아트 컨셉 잡는 데에 많이 쓰고 있고, 코딩에도 일부 쓰고 있지만, 민트로켓이 이걸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 민트로켓 황재호 대표가 '데이브 더 다이버'의 2024 BAFTA 게임 디자인 부문 수상을 기념해 새긴 문신, 위에 적힌 숫자는 수상 일련 번호라고 황 대표는 설명했다
Q. 데이브 더 다이버가 BAFTA에서 수상했다. 당시 소감이 어땠나
A. 당시 저희가 기대했던 것은 신규 IP 항목이었다. 영광스럽게도 게임 기획상을 받아 정말 행복했다. 팔에도 바프타 문신을 새겼다. 국가적인 명예라고 생각했기에. 많은 개발사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표현이 이상하긴 하지만, 저희는 산에서 타이어 끌고 구보하고 이래서 월드컵 8강에 간 셈이다. 이제는 체계적으로 해서 다음에도 8강, 4강을 가자는 목표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재미있는 게임의 기준은 무엇인가
A. 결과론적이지만, 재미있는 게임은 걸어 다니기만 해도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게임이 있다.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게임의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에서 그 게임이 주는 고유한 리듬이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과 캐릭터가 걷는 속도, 주변의 적 등 정확하게 맞는 리듬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찾는 것이 제 관심사고, 데이브는 그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항상 재미있을 수는 없다. 드래곤 퀘스트도 보면 적절하게 게임이 계속 유저를 자극해주는 페이스가 있다. 흐름이 끊기거나 특정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주면 흐름이 끊어진다.
Q. 인재를 뽑는 일에 있어 원하는 인재상이 있을까
A. 저는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분들을 뽑아보고 싶다. 대기업에 있다 보면 게임을 좋아하는 것보다 경험치를 볼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라이브가 핵심이다 보니. 완전히 게임밖에 모르는 분들, 그런 분들에게 기회를 줘보고 싶다.
Q. 민트로켓이 출범 당시 재미라는 본질에 집중한다고 소개했다. 분사를 한 시점의 민트로켓은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가
A. 당시 구호를 제가 정한 것은 아니다. 저희는 넥슨의 캐주얼게임 브랜드를 하고 싶다. 넥슨이 캐주얼 명가라고 했었지만, 지금은 캐주얼게임이 거의 안 나오고 있다. 데이브는 여성분들도, 어린 분들도 많이 하셨다. 캐주얼게임이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사이즈에서 해볼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캐주얼게임 브랜드 위주로 가고 싶다.
Q. 대표직에 임함에도 개발 작업에 참여하는가
A.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영과 PD를 함께하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이 둘을 모두 했을 때 좀 더 추진할 수 있는,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넥슨이 지원해주시는 부분도 있고, 경영적인 부담을 덜고 제도 안에서 게임을 만들어 나가면 경영과 PD가 하나로 갈 때 최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향후에 임하는 각오가 듣고 싶다
A. 게임업계에 한파가 몰아쳤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게임 안에서 몰아친 것은 아니다. 한국게임 신작 발표를 보면, 재미보다 BM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람들이 이에 지치고 물렸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오락, 그쪽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고 싶다. 재밌다와 BM이 좋아요는 다른 결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재미를 찾고, 게임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다. 민트로켓이 게임 하나는 잘 만든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 글로벌에서도 한국의 게임 잘 만드는 회사를 꼽으면 민트로켓이 언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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