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에 대한 인식 변화는 우울증을 비롯한 설명하기 힘든 증상들을 병원에서 관리할 수 있게끔 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이는 한 해 100만 명에 달하고, ADHD 치료제의 처방 건수는 지난 5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책의 저자인 영국 의료인류학자 제임스 데이비스는 바로 이런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자유주의와 정신질환의 관계를 파헤친다. 실제로 임상 상담의 현장을 찾아가고 통계 분석을 제시하며, 정치인, 정신의학자, 인류학자와의 인터뷰를 했다. 저자는 말한다. 정신질환이 약물로 다스릴 수 있는 개인의 문제로 축소될 때, 고통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실업, 경쟁적 교육, 물질주의 세계관 등등)은 사라진다고. 나아가 저자는 고통을 개인화 및 의료상품화하는 사회 속에서 정신질환 환자 수는 늘어나지만 정치적 연대의 기회는 축소된다고. 흉흉한 시국에 정신적인 스트레스 및 병이 악화된다고 느끼고 있다면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 정신병을 팝니다
제임스 데이비스 지음 | 이승연 옮김 | 사월의책 펴냄 | 376쪽 |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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