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전기차는 대표적인 기술 상향평준화 제품으로 꼽힌다. 브랜드별로 독자적 엔진 기술이 중요한 내연기관차와 달리 배터리와 모터 외에 굵직한 부품이 없어서다. 탑재된 부품이 일정 수준만 넘어서면 퍼포먼스 면에서 차별성이 적어진다. 이 때문에 완성차사들은 전기차의 ‘디자인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뒷유리 없애고 물리버튼 탈부착···전기차서만 가능
폴스타코리아가 지난 8월 출시한 전기 퍼포먼스 SUV 쿠페(Electric performance SUV coupé) 폴스타4(Polestar4)엔 리어 윈도우가 생략됐다. 혁신적인 발상은 쿠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2열의 탑승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쿠페 특유의 2열 거주성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뒷유리를 과감히 없애고 HD 후방카메라를 배치한 것이다. 이를 통해 헤드레스트 공간을 넓히고, 파노라믹 뷰를 확장해 2열의 거주성과 확 트인 시선을 확보했다. 유리창이 없어 다소 어두운 단점은 간접조명을 추가로 달아 해결했다.
이 덕분에 내부는 비즈니스 라운지 수준의 넉넉한 공간과 고급스러움을 갖췄다. 각각 2m와 3m에 이르는 넓은 전폭과 긴 휠베이스는 광활한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와 전자식 리클라이닝 시트와 결합해 2열 탑승객에게 새로운 차원의 몰입형 경험을 줬다.
올 3월에 처음 선보인 샤오미 첫 전기차 SU7엔 터치 스크린 하단에 물리버튼을 탈부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자석과 물리적인 핀으로 고정이 가능한데, 샤오미는 “자신의 운전 환경을 더욱 개인화, 최적화할 수 있는 옵션이며, 물리 버튼과 터치 스크린 중 편리한 방식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울 빼고 디지털카메라 달아 야간에도 선명하게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 5, 6를 차례로 출시하면서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적용해 차량 내외부에서 이목을 끈다. 기존의 광학 사이드 미러를 카메라와 모니터로 대체하며, 기존 자동차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기능이다.
선보일 당시만 해도 다소 어색하다는 반응도 있었으나, 현재는 사용자들에게 장점이 훨씬 많은 유용한 기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선명하고 넓은 각도의 후방 시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호평 받는다.
가령 기존의 사이드 미러는 야간이나 비가 올 때 후방 시야를 적절히 확보하기가 어려웠지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한다. 비결은 FHD(Full High Definition) 카메라, OLED 모니터, 이미지 센서, 영상의 아날로그 및 디지털 신호를 제어 및 가공해 처리하는 핵심 부품 SOC(System on Chip) 등에 있다.
카메라와 모니터가 주는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당 60프레임의 속도로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를 더했다. 이와 같은 기술 덕분에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사이드 미러가 갖고 있던 한계를 넘어서 야간에도 대낮처럼 밝고 선명한 후방 시야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차세대 모빌리티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사소한 부분에서도 혁신적으로 구현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담긴 옵션으로 여겨지는 점도 의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분야는 회사별 독자적인 파워트레인 기술 경쟁보다는 배터리 용량, 충전 속도, 주행거리 정도만이 성능 평가의 척도가 되고 있다. 기술 경쟁력은 줄고 디자인과 눈길을 끄는 요소가 늘어난 이유”라며 “앞으로 출시할 차종들에서는 좀 더 튀고 눈길을 끄는 디자인과 옵션이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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