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인사 칼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주요 보험사 CEO의 임기도 대부분 내년 초 만료된다.
금융지주 산하 신한라이프·NH농협생명·KB라이프생명 등은 연말 임기가 만료되고, 한화그룹 금융계열의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임기도 내년 3월로 끝이 난다.
우리금융이 인수를 추진 중인 동양생명도 내년 2월 임기가 종료된다.
업계에서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CEO도 있지만 일부 보험사는 좀처럼 가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르면 내달 중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잉크가 마르기 전까지 안심을 할 수 없다는 인사인 만큼 임기 마지막 시험을 앞둔 CEO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뉴스락>뉴스락>이 임기가 임박한 보험사 CEO들을 진단해 봤다.
리딩금융 다투는 KB와 신한...비은행 계열사 생명보험 CEO 임기는?
이영종(59) 신한라이프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 만료된다.
이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03년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결합'까지 목전에 둔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한라이프는 이 대표가 취임한 첫 해인 지난해 당기순이익 47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4493억원) 5.1% 성장한 수치로 생보업계 3위인 교보생명(4891억원)과의 격차를 181억까지 따라잡았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도 비은행 기여도 중 2위로 높은 비중(11.7%)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임기 내 마지막 과제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화학적 결합도 목전에 두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2021년 통합 이후에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노조 간의 갈등은 지속됐다.
노사갈등 봉합의 마지막 단계인 통합노조 출점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IFRS17이 도입에 따른 '포괄손익'으로 산정시 손실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미국 대선을 코앞에도 둔 상황에서 미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역시 미향을 미칠것으로 미칠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환주(61) KB라이프생명 대표는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의 합병 이후 초대 대표로서 안정적으로 KB라이프를 이끌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통합 초기 당시 이 대표는 KB라이프의 전산 시스템과 인사제도 통합을 마치고 미래 먹거리인 요양 사업 본격화 등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특히, 민감한 부분인 인사제도 통합과정에서 노사 사이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이 대표의 노력으로 빠르게 통합 작업이 완료됐다.
실적도 취임 첫해인 2023년 당기순이익 2562억원을 기록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을 더한 값(1358억원)을 넘어서며 양호한 성적을 이끌었다.
아울러 최고경영자에게 처음 2년의 임기를 부여하고 성과에 따라 1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하는 관례까지 더해져 임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만, 세무당국이 지난달 말부터 경영인 정기보험을 판매한 일부 법인보험대리점(GA)을 대상으로 전방위 세무조사를 하고 있어 해당 상품에 대한 판촉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KB라이프는 한때 일부 GA사로부터 반감을 사기도했는데, KB라이프 산하 KB라이프트너스가 업계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KB라이프 상품에 대한 시장 제한 조치를 결정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금융 대표...김동원 사장과 경영승계 작업 지속하나
여승주(60) 한화생명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2019년부터 한화생명의 대표로 취임해 현재 세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여 대표는 1985년 당시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경인에너지에 입사해 한화그룹의 재정을 담당한 한화 정통 금융전문가다.
여 대표의 임기 동안 실적을 살펴보면 장기적인 성과는 뚜렷하다.
취임 초인 2019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004억원에서 지난해 7584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은 조금 아쉬운 편이다.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5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7224억원) 23.12%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일회성 수익에 대한 기저효과와 올해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부담금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며 보험계약마진(CSM)은 996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 증가했다.
특히, 신계약 CSM 중 일반 보장성 비중은 70%로 일년동안 28%p 확장돼 장기수익이 기대된다.
일각에선 여 대표 연임 여부가 회사 실적보단 김승연 환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에 대한 경영승계에 좀 더 무게추가 쏠린 만큼 CEO 교체라는 변수는 없을 것으로 진단한다.
현재 김 사장은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를 맡고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 등 해외에서의 경영활동 경험을 쌓아가고 있으나 여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서 지원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임기와 관련해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뉴스락>
나채범(60)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지난해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나 대표는 취임 이후 보험시장에서 여성 보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면서 한화손보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여성 전문 연구소 ‘라이프플러스 펨테크’ 연구소를 설립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영문 합성어로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한 기술을 통칭한다.
특히 연구소 설립 이후 출시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한화손보의 실적을 확실하게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여성 건강보험의 신계약 매출은 전체 보장성 보험 매출(341억원)의 20%인 65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상승세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3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1910억원) 24.19% 증가했다.
더불어, 한화손보는 실적 개선에 힙임어 올해 3월, 5년만에 배당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책은 성과로 인정받아 연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우리도 알 수 없는 단계”라며 “최소한 12월은 넘어야 가닥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락>
농협금융의 관례와 우리금융 인수가 임기 관건
윤해진(60) NH농협생명 대표는 NH농협생명의 자본적정성 수렁에서 구원해내며 안정기를 이끌었지만, 농협금융의 2년 임기 관례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윤 대표가 취임한 첫해 농협생명은 채권 재분류의 영향으로 자본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지급여력(RBC) 비율은 150% 아래로 떨어졌고 금감원의 감시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윤 대표 취임 후 가용자본 확충과 지난해부터는 종신·연금 보험 등 신규 상품을 통해 해약 위험을 낮추며 지급 여력을 개선시켰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16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1867억원) 12.4% 증가했다.
다만, 업계에선 윤 대표의 성공적인 경영 능력이 연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평이다.
농협금융은 계열사 대표들의 실적과는 관계없이 임기를 2년만 부여하기 때문이다.
나동민 초대 대표의 3년 임기를 제외하곤 그 이후 모든 대표의 임기는 2년에 그쳤다.
이문구(60) 동양생명 대표의 임기는 안갯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보통 임원 선임 또는 연장 시 최소 1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해왔으나 우리금융지주의 인수 이후로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
지난 8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당시 공시된 임원 임기를 살펴보면, 대부분 3월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 역시 내년 2월 28일을 끝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초로 임기를 제한해 조직개편에 용이하게 활용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는 임기 전에 M&A(기업인수합병)를 끝내고 새로운 대표를 초대하는 식”이라며 “대체로 임기랑 비슷하게 겹치게 되면 조금 당겨서 그만둔다”고 말했다. 뉴스락>
다만, 우리금융지주의 부실한 내부 통제로 인해 앞당겨진 금감원 정기검사가 동양생명 인수 절차에 제동을 걸면서 이 대표의 임기도 좀 잡을 수 없게 됐다.
지난 29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감원 임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 확장 중심의 경영(동양생명·ABL생명 인수 등)'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의 이러한 지적은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에 큰 차질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우리금융의 인수 절차는 절차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원장의 발언으로 승인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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