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의 입’.. 재보궐 선거 직전까지 ‘확산일로’ [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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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의 입’.. 재보궐 선거 직전까지 ‘확산일로’ [사건 일지]

폴리뉴스 2024-10-15 12:30:26 신고

[사진=연합뉴스TV 캡쳐]
[사진=연합뉴스TV 캡쳐]

[폴리뉴스 박상주 기자] ‘명태균의 입’이 한국 정치를 흔들어놓고 있다. 대선과 지선, 총선 등 연이은 선거과정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암약한 정치컨설턴트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폭로전은 4·10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가 메신저 등을 활용해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의혹의 당사자에게 검찰 수사 압박이 들어오자, 당사자 명태균씨는 직접 언론에 나서 공천 과정과 정치인들과의 행적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정치적인 영향을 끼쳐 10·16 재보궐선거 판세마저 뒤흔들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다면 그 주요원인 중 하나로 ‘명태균 사건’이 지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참패 원인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책임론이 불거지게 되면, 그 원인이 ‘김건희 리스크’냐 ‘한동훈 리더십’이냐 등으로 국민의힘 내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폭로전의 시작부터 재보궐선거 직전까지 명태균 사건을 요약 정리한다. 

폭풍 전야

지난 9월 5일 <뉴스토마토> 는 ‘(단독)"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냈다. 

김건희 여사가 22대 총선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의 말을 빌어, 김 여사가 5선 중진이었던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의원과 김 여사가 텔레그램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B의원'으로 지칭된 한 의원이 “2월 말 경 지방 모처에서 M씨와 만났다. 그 자리에서 M씨가 캡쳐된 해당 텔레그램 메시지들을 내게 건넸다”고 말했다. 그 M씨는 뒤에 밝혀졌다. 명태균씨였다. 

명태균의 등장

9월 19일 <뉴스토마토> 는 이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보도하며 ‘제3자의 증언자로 명태균씨’를 지목했다. 

명씨가 대통령이 살던 아크로비스타에 종종 방문했고, 당선 후에도 대통령과 여사와 자주 소통했다는 것, 다른 사람이 모인 좌중에 스피커폰으로 대통령과의 통화녹음을 들려주며 과시했다는 내용이다. 보도 이후, 9월 23일에야 대통령실은 “드릴 말씀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의 반응에 이어 <뉴스토마토> 는 9월 26일 후속 보도를 내놨다.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의 말을 빌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일 때,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윤 총장과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졸랐다. 만나게 되자 명씨가 대선 출마를 부추겼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자체 여론조사를 결과를 가져다 주며 출마를 권했다. 미래한국연구소 사무실에 와서는 윤 대통령과 있었던 일을 자랑하고, 여론조사 결과지를 가지고 서울로 올라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걸 대선 기간 내내 반복했다'는 내용이다.

꼬리자르기

대통령실에선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김영선 전 의원과 명씨 사이 금품이 오간 정황을 포착,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창원지검은 9월 30일 명씨와 제보자인 강혜경씨 자택, 김영선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개시 9개월만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김영선 전 의원은 9월 26일 <폴리뉴스> 에 명태균씨와의 수상한 돈 거래 내역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회계책임자가 자신의 범죄를 덮기 위해 일반적인 금전 거래를 수상한 돈거래인 것처럼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해명하고 당시 회계책임자를 사기·횡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또 “당선 이후 선거보전비용으로 1억1300만원이 돌아왔는데, 회계책임자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여러 곳에서 빌린 돈이 있다며 (김 전 의원에게) 9700만원이라고 거짓말해 2년간 횡령했다. 회계책임자가 ‘자신이 더 빌려준 것이 있으니 월급에서 갚으라’고 해서 시시때로 갚은 것이다. 가져간 돈이 9000만원인데, 그 돈을 네 사람에게 갚았고 증거와 증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명씨도 미래한국연구소의 자문 역할을 맡았지만 연구소와 직접 관련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명의 반란...‘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

명씨는 압수수색을 당하자 10월 들어 언론에 나섰다. 여러 방송을 통해서다.

10월 2일 JTBC는 명태균씨와 김 여사의 텔레그램 채팅 내역을 공개했다. 명씨는 자신이 가진 여러 텔레그램 메시지 중 일부를 골라 언론에 제공했다.

[사진=JTBC 화면 캡쳐]
[사진=JTBC 화면 캡쳐]

6일 CBS는 명씨가 대선 직전, 당시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간의 ‘치맥 회동’을 기획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회동 화면에 명씨가 등장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7일 명씨는 채널A와 정식 인터뷰에 나섰다. 내용을 요약하면, 아크로비스타에 대여섯번 갔고, 최재형을 국무총리에 앉혀야 한다고 윤 대통령 내외에게 이야기했다. 인수위 자리를 제안 받았고, 본인을 잡아 넣을 건지 말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되겠나’는 말은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겁박’으로 비친다. 대통령실은 긴급히 진화에 나섰다. 

7일 대통령의 필리핀 순방 중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명씨 발언 중 일부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아크로비스타에 수시로 방문한 데 대해선, 2021년 윤 대통령 자택에 명씨가 유명 정치인과 함께 방문했고, 윤 대통령은 그 때 처음 봤다고 했다.

대통령 내외와 지속적으로 소통했다는 데 대해선, 이후로 만났는데, 계속 소통해선 안될 것 같아 경선이후론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인수위 등 공직 제안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8일 대통령실은 공식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 대변인실 명의 공식 해명에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 국민의힘 입당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 자택에서 만난 이유에 대해선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했고, “경선 막바지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윤 대통령의 기억을 전했다. 

'김건희'에서 '이준석'으로

해명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 고위당직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을, ‘정치인’은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해석됐다. 두 사람은 즉각 반박, 대통령을 만나러 갔더니 그 자리에 명씨가 있었다고 했다.

이준석 의원은 9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10월, 11월에 있었던 일과 관련해 명태균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고, 대변인실의 해명에 대해선 “새빨간 거짓말이다. 윤 대통령과 식사 자리에 나가 보니 이미 명씨가 와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10일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021년 6월 28일 김건희 여사가 명씨의 전화로 내게 전화해서 ‘남편을 만나달라’고 했다.” “2021년 7월 윤 대통령을 처음 만날 때 식사하자고 해서 갔더니 그 자리에 명씨가 있더라”며 김 여사랑 명씨가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영선이 나를 찾아와서 1번 달라고 하면서 ‘명태균이 거들면 개혁신당 지지도를 15%까지 올릴 수 있다’고 헛소리를 하더라. 내가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에, 아무 소리 안 하고 보냈다. (명씨가) 김영선하고 같이 왔다”고 말했다. 

대변인실의 해명에서 나온 ‘정치인’은 김 전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박완수 경남지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준석'에서 전방위로

대통령실 해명이후 명씨는 국민의힘 소속 유명 정치인과 여럿 만났다며 사태를 키웠다. 명씨는 8일 SBS와 인터뷰를 가지고,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나경원·원희룡 당 대표 후보와 일주일 간격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당대표 선거에서 구체적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한 차례 만나 이야기만 들었다”고 했고 원 전 장관은 “일방적 주장이라 대응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명씨는 또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안철수 당시 후보간 단일화 과정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9월 24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명태는 기억나도 (명태균씨는) 모른다. 대선 기간에 그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명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의원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안철수 의원님, 나를 잊으셨나요? 나는 명태가 아니고 명태균입니다’라고 쓰며 반박했다. 

사태는 광역자치단체장에게로 불똥이 튀었다. 명씨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시장으로 만들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에게도 과거 여론조사와 관련된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다시 '김건희'로

명씨는 또 언론에 나섰다.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제까지 거론된 여러 이슈에 대해 말을 쏟아냈다. 명씨는 ‘대통령 후보 경선이던 2021년 6월~11월 동안 매일 아침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조언했고, 아침에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해서 두 분(윤 대통령과 김 여사)이 같이 들었다.’ ‘대선 기간인 2021년 12월~2022년 3월 동안에도 전화를 받았고, 거기(아크로비스타) 계속 갔다. 이준석 대표를 모시고 갔다.’ ‘당선 이후인 2022년 3월~5월 동안 김 여사가 대통령실로 가자고 했는데 거절했다. 그거 (말)하면 또 세상이 뒤집어진다. 인수위에서 와서 면접을 보라고 했다. 누구를 인수위에 들여야 하는지 내게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인수위 선정 과정에 김 여사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미의 명씨 발언은,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김건희 라인’ ‘7상시’ 등이 실재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여론조사 업체)에서 윤 후보측에 붙어 여론 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검찰의 조속한 수사와 사법처리를 바란다고 썼다. 

다음날인 15일 <뉴스토마토> 는 20대 대선에서 불공정 경선이 있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명씨가 2021년 9월 29일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정씨에게 전화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홍준표 대구시장보다 2~3%포인트정도 높게 나오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명씨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2021년 4월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이 당선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오 시장이 자신의 앞에서 읍소하면 눈물을 흘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를 향해 ‘그동안 황당무계한 그의 주장에 굳이 상대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라도 바로 잡으려 한다’며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강청해 명씨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 울음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주장이다. 처음보는 한낱 정치꾼 앞에서 읍소한다는 설정 자체가 난센스’라고 썼다.

명태균 이슈는 국정감사장에서 야당의 단골 공략 포인트로 이어졌다. 상임위를 가리지 않고 명태균과의 관계가 국감 도마에 올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감에서 김 여사의 공천개입을 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정위원회는 15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명씨와의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제를 두고 명씨와의 관계, 행적 등을 집중적으로 감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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