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 식품업체, 할랄 인증 의무화에 '위기'

할랄 인증 로고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한국 중소 식품업체들이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 의무화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한국의 식품업체들이 의무화 준비에 나섰지만 중소 식품업체들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할랄 시장으로, 약 2억3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87%가 무슬림이다. 이로 인해 할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식품업체 중 단지 36%만이 할랄 인증을 취득한 상태로, 대다수의 중소업체들이 인증 절차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부터 할랄 제품 보장법을 시행하기로 했으나, 준비 부족으로 5년간 유예해왔다. 2024년부터는 모든 수출 식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하며, 이를 통해 무슬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식품 수출 규모는 연간 3000억원에 달하며, 할랄 인증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대형 식품업체들은 현지 인증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인증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준비 중인 반면, 중소업체들은 비용과 시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증을 받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수천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은 할랄 인증을 받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한 중소 식품업체의 대표는 "버터와 같은 동물성 원료 사용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제품 개발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청(BPJPH)에서 직접 인증을 받거나, 무슬림 국가와 상호 인정된 국내 인증 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은 후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의 인증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이달 17일 이전에 인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할랄 인증을 받지 않은 수출업체의 비율이 60%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중소업체들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6년까지 화장품, 의류,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할랄 인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식품업체들은 미리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를 위해선 인증 기관의 수를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 한국기계전자시험연구원(KTC)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할랄 보장청과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할 예정으로, 이는 식품 외에도 다양한 제품에 대한 할랄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한국 식품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신선도와 품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감안해 한류를 통한 홍보 및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수입 식품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전략적으로 접근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한국의 중소 식품업체들이 할랄 인증 의무화에 대비하기 위해선 관련 기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 같은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식품업체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절한 준비와 전략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