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다시 떠오른 '초격차'…전통에서 해답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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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다시 떠오른 '초격차'…전통에서 해답 찾을까

비즈니스플러스 2024-10-06 07:16:50 신고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FREEPIK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FREEPIK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외의 비관적 평가로 주가마저 5만원대로 밀려났다. '삼성'하면 떠오르던 '반도체 신화'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에 삼성전자를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한 '초격차'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격차'는 2등이 아예 1등이 되고자 하는 의지마저 꺾어놓을 정도로 넘을 수 없는 큰 격차를 벌려놓자는 삼성전자의 경영철학이다. 

'초격차'란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영화가 티베트 영화인 '신성한 화살'(유튜브에서 시청 가능)이다.

이 영화 소개를 하기 전에 먼저 감독 이야기부터 하자면, 페마 체덴(중국명, 완마 차이단)이라는 감독은 중국에서 티베트인으로서 활동하는 유일한 영화감독이었다. '~이었다'라는 과거형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 감독이 안타깝게도 지난해 5월 심장마비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문화대혁명 당시인 1969년 티베트에서 태어나 목축을 하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교육을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와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영화에 대한 꿈으로 영화학교에 진학해 중국에서 가장 명망있는 영화학교인 베이징 필름 아카데미에 티베트인 최초로 입학하게 된다. 

그의 데뷔작인 2002년 'The silent holy stones'나 2007년 'Soul Searching', 2015년 'Tharlo' 등의 영화는 여러 중국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이중에서 이번에 소개할 '신성한 화살'(The Sacred Arrow)(2014)은 티베트의 전통 활쏘기 경연대회를 주요 소재로 삼는다.

영화 '신성한 화살'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영화 '신성한 화살'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전통적으로 매년 열리는 전통 활 경연대회에 두 마을이 매번 실력을 겨루는데, 언제나 한 마을이 이기고 다른 마을은 진다. 여기서 지는 마을의 궁수 수장은 지는 이유가 있다. 경기가 끝나면 동료들과 술을 퍼마시고 전통도 경시한다. 마을 전통 민속춤 놀이에도 지각하고 춤도 대충 춘다. 정확한 춤 동작을 하지 않고 많은 부분을 대충 넘어가는 것이다. 물론 겉으로 볼 때는 똑같아 보이지만 아는 사람 눈에는 분명히 보이는 미묘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지는 마을의 궁수 수장이 얼마나 전통을 경시하는지는 평소 언행에서 드러난다. 이 궁수가 술에 취해 춤 경연장에 나왔다가 윗사람들이 "신께서 좋아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하자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그런 말을 하냐"고 타박을 놓는 장면이 나온다.

반면에 늘 이기는 마을의 궁수 수장은 정반대의 인물이다. 한마디로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모범생으로 항상 정확한 동작과 절제된 행실을 보인다. 여자 주인공도 이 궁수와 사귄다.

영화는 늘 지는 마을의 궁수 수장이 춤의 정확한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 어떻게 뛰어난 활 실력으로 이어지는가 깨닫는 일련의 과정을 담는다. 

통속적인 교훈 영화 같지만,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결 명확하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는 데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다.

불교를 탄압하던 마지막 왕 랑다르마를 활로 미간 사이를 쏴 암살한 라룽 페도르(라룽 베끼도제)의 모든 비결이 춤 동작에 담겨있다는 영화 대사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전통 활 경연대회가 열리는 역사적 배경도 라룽 페도르 승려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전통 활 경연대회에서 티베트 불교 축제에서 췄던 춤을 재현하면서 이를 활 쏘는 동작과 연결시킨다.

랑다르마 역시 늘 지는 마을의 궁수 수장처럼 불교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던 왕이라고 한다. 사냥과 술, 여자를 좋아하다가 39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다. 그런데 불심이 부족한 왕이 자리에 오르자 티베트 전역에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는다.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고 동부 티베트에는 큰 운석이 떨어져 산 하나가 무너진다. 쥐떼가 백성들 곡식을 다 먹어치워서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중부 티베트는 갑자기 서리가 많이 내려 농작물이 다 얼어죽는다. 전염병으로 사람과 가축도 모두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그러자 랑다르마는 이 모든 원인이 불교에 있다며 불교 탄압운동을 펼친다. 

아이러니하게도 랑다르마의 불교 탄압이 티베트가 진정한 불교 국가가 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왕의 박해를 피해 스님들이 전국 각지로 피신하면서 자연스럽게 티베트가 불교 국가로 자리잡는 계기가 된다. 또 그 과정에서 티베트 토착종교까지 흡수해 민중을 위한 불교로 거듭난다. 

여기서 다시 삼성전자 이야기로 돌아오면, 반도체 메모리 부문의 초격차 영광을 되찾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는 평가받을 만하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는 외신 소식이 국내에 충격을 안겼다. 발열과 소비전력 부분이 문제로 지적됐다고 한다.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부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다른 차세대 규격을 지원한 패착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 우위를 지속하려면 초격차 정신으로 돌아가는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의 빠른 성장에 발목 잡히기 시작하고 경쟁자 대만 TSMC에도 밀리는 상황에서 티베트 영화 '신성한 화살'로 초격차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요즘 화두로 떠오른 챗GPT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 대만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다시 우위를 점할 초격차 전략을 제안해달라고 했더니 △기술적 리더십 유지와 혁신 가속화 △연구·개발과 지적재산권 강화 △수직통합과 생산효율성 강화 △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와 파트너십 확장 △차별화된 고객맞춤형 솔루션 제공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정세 속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 이렇게 여섯 가지 전략을 꼽았다.

특히 챗GPT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면서 설계와 제조에서 혁신을 잇고 기존 기술을 더욱 미세화하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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