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경정은 추리의 묘미가 있는 스포츠다. 선수의 기량 파악은 물론 모터의 성능 파악도 중요하다. 게다가 선수가 어느 코스에서 출전하는지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마다 선호하는 코스가 있고, 코스별 입상률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서 경주를 추리하는 것인데, 경주가 펼쳐지기 전에 이런 모든 부분들을 점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정 훈련’이다.
경정 선수들은 실전 경기를 치르기 전에 많은 훈련을 진행한다. 일단 화요일 선수동에 입소해 모터와 보트를 배정받은 후 특별한 기상 이변이 없다면 1차와 2차로 나눠 지정 훈련을 한다. 모든 선수가 1코스부터 6코스까지 순서대로 위치를 바꿔가며 훈련하고, 여기에 온라인 스타트 방식의 경주를 대비해 직선코스 주행 훈련까지 하게 된다.
화요일에는 자신의 프로펠러와 배정받은 모터 간 최적의 조합을 찾고, 정비를 통해 부족한 직선력과 선회력을 보강하는 데 집중한다. 또 경기 당일 오전에도 선수들은 다시 한번 배정받은 모터 보트와 합을 맞춰 보게 된다.
이러한 지정 훈련 결과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선수의 기량을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선수들의 훈련 성향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실전 경주 못지않게 훈련에서 출발 훈련에서부터 1턴 전개까지 적극적으로 임하는 선수가 있고, 반면에 무리하지 않고 출발 감각을 유지하거나 모터의 상태만 점검하는 선수도 있다.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선수라면 지정 훈련 결과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지정 훈련 분석의 필요성은 경주 직전에 있었던 사전 출발 연습 제도가 없어진 이후부터 한층 더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사전 출발 연습이 있을 때는 선수들이 훈련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실전 경주 바로 직전에 출발 연습을 하며 출발 감각을 맞출 수 있었기에, 지정 훈련에 힘을 쏟기보다는 사전 출발 연습에 집중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사라지게 되면서 선수들이 출발 감각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지정 훈련밖에 없게 됐다. 특히 여름이 끝나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모터의 전반적인 속력이 빨라지고 있고, 또 올해 5월 말 도입된 신형 모터에 적응하기 위해 선수들은 더욱 지정 훈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화요일 지정 훈련은 출주표, 예상지 등에 잘 분석되어 있으므로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경주일인 수요일 오전 훈련 같은 경우에는 현장 확인만 가능하기에 조금 일찍 미사리 경정장을 찾아 잘 살펴본다면 경주 추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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