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서경선 기자] 20일 앞으로 다가온 10·16 재·보궐선거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초단체장(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영광군·곡성군) 4명과 서울시 교육감 1명을 다시 선출한다.
전남 영광·곡성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 텃밭’ 인천 강화는 여권 표심 분열로 여·야·무소속 후보 간 치열한 3파전이 예고된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보수·진보 진영에서 각각 단일 후보를 추대해 진영대결 한판 승부가 벌어질 모양새다.
10월 재보선 결과 따라 여야 대표의 대선 행보 명암 갈릴 듯
10월 재보선은 4월 총선 이후 민심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첫 선거이자 2026년 지방선거의 전초전으로도 불린다.
국민의힘은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에서 무난한 승리를 예상한다. 민주당 역시 당의 오랜 '텃밭'인 전남 영광과 곡성에서 안정적인 승리를 기대한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진 않지만 '진보 대 보수' 구도가 뚜렷해 여야 정당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보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간의 진보 계열 교육감에 대한 심판 여론이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진보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 정부의 교육 정책을 심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 만큼 향후 여야의 정국 주도권 싸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재보선은 여야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선거인 만큼 여야 지도부 리더십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각각 텃밭 수성에 실패한다면 리더십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니 선거’라고 하지만 한동훈, 이재명, 조국 등 여야 대표 3인의 정치적 명운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여야 대표의 대선 행보에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이 총력전을 벌이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한동훈 대표가 부산 금정구를 방문한 것 외엔 ‘조용한 선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당 지도부가 직접 선거에 뛰어들었다가 참패해 수도권 위기론을 불러일으켰던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 후보 공천을 각 시도당에서 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때는 당 지도부가 직접 공천한 것과 달리 지역 선거로 치르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에 “중앙 이슈는 배제하고 지역 이슈로 선거전을 치르겠다”라며 중앙당 개입을 최소화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의정갈등·김건희리스크·윤한갈등에 텃밭조차 안심 못 해
인천 강화 ‘안상수 득표력’, 부산 금정 ‘야권 단일화’ 초미 관심
국민의힘으로서는 선거 여건이 전반적으로 불리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해있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24일 만찬 회동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발등의 불인 의정 갈등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야권은 중앙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연일 ‘정권 심판’ 프레임을 부각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금정구청장 선거는 정권에 대한 두 번째 심판이다”며 “일을 못 하면 야단을 치거나 권한을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로 국민의힘은 윤일현 전 부산시의원, 민주당은 김경지 변호사, 조국혁신당은 류제성 변호사를 공천했다.
이 지역은 국민의힘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야권 후보 단일화가 가장 큰 변수로 분석된다.
야권은 그간 열세로 여겨졌던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접전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아진 만큼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를 경우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보수 텃밭’인 강화는 국민의힘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민선 3·4기 인천시장을 역임했고 강화군에서 15대(계양구강화군갑)·19대(서구강화군을)·20대(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을 지낸 안 전 시장이 완주할 경우 여권 표심이 분열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박용철 전 인천시의원, 민주당은 한연희 전 평택시 부시장을 공천했다.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 민주당 한연희 후보, 무소속 안상수 후보 간 치열한 3파전이 전망된다. 이밖에 김병연 전 인천시장 지역협력특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만약 부산 금정에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되고 인천 강화에서 무소속이 선전한다면 국민의힘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여권 내에서는 중앙 발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두 지역에서 야권은 단일화하고 여권이 분열되면 “당초 ‘낙승’을 예상했지만, ‘신승’도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 중 한 곳이라도 야당에 내준다면 후폭풍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마지막 보루마저 무너졌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산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개헌 가능 의석수를 막아줬던 지역이다. 강화군은 수도권 민심과 곧바로 연결된다.
이 경우 한동훈 대표에게 어떤 식으로든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친윤계가 주도하는 ‘한동훈 축출 프로젝트’가 가동될 수 있다. 여기에 한 대표 측이 윤 대통령 책임론으로 맞대응하게 되면 여권이 두 동강 날 우려마저 제기된다.
지금으로서는 여권 강세 지역인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 모두 국민의힘이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
야권 ‘두 번째 정권심판’ 강조 속 이재명-조국 ‘호남대전’
야권 지지세가 강한 전남 영광·곡성에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정면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전남 영광군수 후보로 민주당은 장세인 전 전남도의원, 조국혁신당은 장현 전 호남대 교수를 공천했다. 진보당 이석하 영광군 지역위원장, 오기원 호남 지역소멸 대응 본부장도 뛰고 있다. 곡성군수 재선거에는 민주당 조상래 전 전남도의원, 국민의힘 최봉의 탄소중립실현본부 부회장, 조국혁신당 박웅두 당 농어민먹거리위원장, 무소속 이성로 전 목포대 교수가 나섰다.
이번 선거에서 2026년 지방선거의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이미 '월세살이' 선거전을 펴는 등 영광·곡성 선거전에 총력을 퍼붓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23일부터 사흘간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을 훑으며 밀착 지원에 나섰다. 이 대표는 23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결과가 조금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이것(선거 전망)을 민주당 지도체제가 붕괴된다거나 정권교체 단일 전선이 흐트러진다고 해석하고 지역 유권자들한테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애초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선거에선 큰 파괴력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봤지만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선전하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리얼미터가 전남 지역 언론 3개 사(남도일보,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뉴스1 광주·전남본부)의 의뢰를 받아 영광군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30.3%,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29.8%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7.3%, 조국혁신당 34.3%로 오차범위 내에서 1·2위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만약 '야권의 심장부'인 2곳 중 1곳이라도 조국혁신당에 내줄 경우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야권의 세력 판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에게도 총동원령이 내려지고 있다.
서울교육감 보수·진보 단일후보 추대... 진영대결 한판승부 예고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는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모두 단일후보를 추대해 진영대결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25일 보수 진영은 조전혁 전 국회의원을, 진보 진영은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각각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은 안양옥 전 교총 회장, 홍후조 고대 교수를 제치고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선정됐다. 26일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영배 성결대 교수와 통합을 성사했다.
보수 진영에선 10년 만에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진영은 지난 3차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에 실패해 조희연 전 교육감에게 모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진보 진영에선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과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을 누르고 단일 후보로 추대됐다.
정근식 후보 역시 별도 출사표를 던졌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과 방현석 중앙대 교수의 지지를 확보했다. 조기숙 이화여대 명예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위원과는 물밑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보수·진보 후보의 1대1 맞대결이 벌어지게 된 셈이다. 그만큼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치열한 진영대결로 벌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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