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바다 위로 떠오른 햇빛에 눈이 시린 새벽녘의 모습. 어제도, 그제도 똑같았을 고요하고 일상적인 광경에 이질적인 것이 섞여 있다. 세워진 지 오래인 듯 다 부서져 빛이 바랜 방벽, 그리고 부서진 벽 사이로 보이는 풍경을 꼿꼿이 마주하고 선 어떤 인물이다. 적막마저 풍경의 일부가 되어 버린 듯한 이곳은 대체 어디인가. 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 같기도, 오지 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한 이 인물은 대체 누구일까.
독자와 장르를 넘나들며 누군가의 ‘삶’을 꾸준히 들여다봐 온 문경민 작가의 새 소설이 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직시해야 할 현시대의 화두를 주요 소재로 삼았던 저자는 이번 신간 '앤서'에서 전에 없이 커다란 시공간의 변화를 시도하며 황폐해진 미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나로부터도, 다른 사람의 삶으로부터도 시작된 것이 아닌 서사 그 자체가 중심인 이야기’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번 작품은 상상을 자극하고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나는, 그리고 우리의 삶은 어떤 이유로 계속되어야만 하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을 갈구하게 만든다. 아무리 고민해도 알 수 없고 영영 찾아 헤매기만 할 것 같은 ‘삶의 이유’를 표지 속 인물은 과연 발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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