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럭셔리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가 2025 봄/여름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패션 마법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4세기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그녀의 연구는 복잡한 수학적 개념을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고전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창조했다.
막스마라는 과학적 원리를 패션에 접목시키는 시도를 해왔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히파티아의 삼각형 이론을 바탕으로 한 다트(Dart) 디테일이 옷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마치 옷감이 살아 숨 쉬는 듯한 3차원적 구조는 평범한 코튼과 개버딘 소재를 특별한 조형미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이번 시즌의 트렌치코트는 삼각 측량을 연상시키는 패턴이 돋보이며, 막스마라 특유의 테일러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로운 재해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드레이프 가운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오리가미 클러스터 디자인은 한쪽 어깨나 골반에서 비대칭적으로 퍼지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러한 조형미는 히파티아의 철학적 사고와 그가 살았던 시대의 의복 문화를 결합해 패션을 또 다른 예술로 승화시킨 결과다.
바디라인을 감싸는 원통형 니트 스커트와 드레스는 이번 컬렉션에서 주목해야 할 아이템이다. 마치 고귀한 여사제를 떠올리게 하는 이 실루엣은 우아함과 지성을 동시에 표현한다. 복부와 어깨, 등 전체를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주름 디테일은 히파티아의 원뿔 절단 연구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를 통해 패션에서도 수학적 정교함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시즌, 막스마라는 셔츠 하나조차도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로 탄생시켰다. '도시의 여름'이라는 테마를 담아낸 바스락거리는 코튼 셔츠와 랩 스타일 셔츠 드레스는 일상적인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구조적 디테일로 눈길을 끈다. 실용성과 미학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 이러한 아이템들은 막스마라의 디자인 철학을 잘 나타낸다.
기하학적 정밀함을 바탕으로 한 직물의 사용도 돋보인다. 개버딘, 드릴, 하이엔드 데님이 등장하며, 주름이 교차하는 실크 소재와 결합해 더욱 다채로운 스타일을 연출했다. 실험실에서 영감을 받은 팔레트는 크리스털 화이트, 구리 산화물 같은 짙은 블랙, 델피니움 블루, 질산은의 실버 컬러 등으로 구성되어 쿨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이번 컬렉션은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패션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히파티아라는 여성의 위대한 유산을 패션으로 풀어낸 막스마라는 현대 여성들이 자신의 지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면모를 드러낼 수 있도록 돕는다. 막스마라가 제시하는 '과학과 마법'은 그저 이론적 개념이 아닌, 현실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스타일의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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