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디지털 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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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디지털 폴리스

투데이신문 2024-09-16 10:30:00 신고

디지털 기술 혁신은 기술의 접근과 활용에 따른 경제적 구조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동체의 ‘사회 정치적’ 의미를 재가치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기술의 결합은 친밀성의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인간관계와 공동체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 서문, 8쪽

디지털 공간의 ‘나’는 현실의 ‘내’가 부재한 동안 ‘나’의 관계를 열심히 관리하고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는 연루되어 있지만, 동일한 세계는 아니며,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재현하거나 반영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두 개 이상의 세계, 혹은 그 이상의 세계를 살아가는 감각은 이미 일상에 체현되어 있다. ― 가상 세계 대 ‘현생’, 혹은 다중 세계를 횡단하기, 118쪽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네트워크 연결성의 확대로 교육, 교통, 정보, 통신 등을 통과하는 기술 매개 경험이 도시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기술 매개로 인해 도시 공간, 도시 문화, 도시 병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파악하고, 그것이 인간의 조건에 미친 영향과 도시성 자체의 변화를 포착하는 개념이 바로 디지털 폴리스다. 

도서 <디지털 폴리스> 는 총 3부로 구성됐으며 9명의 필자들이 디지털 매체로 작동하고 디지털 매체가 돼가는 도시 공동체와 인터페이스로 디지털 폴리스를 제시하면서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의 연결, 경계, 사이를 디지털 폴리스의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다룬다.  

저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를 거치며 디지털 폴리스를 경험했다고 설명한다. 비대면 화상회의 도구인 줌(Zoom)과 같은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의 보편화는 교육, 비즈니스, 그리고 일상 생활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거리가 좁혀지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했다. 또한 자전거, 자동차 등 모빌리티 플랫폼의 대중화와 쇼핑, 음식주문 등 실시간 서비스 제공이 일상화되면서, 도시 경제는 플랫폼 경제로 급속히 재편됐다.

디지털 폴리스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은 효율이 극대화된 스마트 시티의 미래를 꿈꾸게 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러한 낙관론이 디지털 기술을 작동시키는 인프라에 관한 논의를 삭제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의 쓸모와 지향이 소위 ’인간‘으로 규정된 근대 문명의 수혜자를 중심으로 설정돼 있어, 성장을 지향한다는 점도 비판한다. 데이터 센터의 전기 사용 증가와 기후 위기의 관계, 점점 더 많이 아웃소싱되는 노동,  광물 채취 등이 야기하는 전쟁 등도 낙관론 뒤에 숨어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트랜스 휴머니즘을 중심으로 주류 과학 담론이 표방하는 기술 낙관론과 근대적 인간중심주의를 유지하려는 시도에 관한 비판적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은 디지털 기술이 경제 구조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동체의 ‘사회 정치적’ 의미를 재가치화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과 네트워크 기술의 결합은 친밀성의 관계에서 사회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인간관계와 공동체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지구 행성이라는 거주지와 도시의 연결성을 이해하면서 생태 위기,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포스트 휴먼의 관점에서 동시대 도시 공간의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양상을 분석, 성찰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책은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 (2021), <디지털 포스트휴먼의 조건> (2021)에 이어 도서출판 갈무리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의 협력으로 탄생한 세 번째 책이다. 이번 신간은 기존 포스트휴먼 논의를 확장해, 디지털 기술에 의해 그 자체로 매체가 돼가는 도시 공간과 도시 공동체의 측면에서 인간중심주의 이후의 ‘인간’ 그리고 이러한 인간이 비인간과 맺는 관계에 관해 확장된 사유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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