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권상표 부장판사)가 A(19)군에게 살인 혐의로 징역 장기 5년, 단기 3년을 선고했다.
A군은 중학교 동창생인 B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B(19)군과 또 다른 동창생 C(19)군은 사건 당일 오후 11시 40분쯤 강원 삼척시 A군 집을 찾아왔다.
B군은 평소 길에서 A군을 만나면 이유 없이 폭행하고 괴롭히던 학교폭력 가해자였다. 이날도 B군은 A군의 집이 더럽다는 이유로 물을 받아 거실과 방에 뿌리며 물을 닦으라고 강요했다. 이어 A군의 머리카락을 가위와 일회용 면도기로 강제로 자르기까지 했다.
B군의 학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A군에게 옷을 벗고 자위행위를 하라고 강요했고, 항문에 물건을 넣으라고 지시했다. A군이 주저하자 B군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그를 때렸다. 또 A군에게 소주를 강제로 마시게 하며 약 3시간 동안 가혹행위를 계속했다.
결국 A군은 옆방에 물건을 가지러 가는 틈을 타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와 B군을 찔렀고, B군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로 인해 A군은 학폭 피해자에서 살인사건의 가해자로 법정에 서게 됐다.
A군 변호인은 A군이 지적장애와 ADHD를 앓고 있으며, 사건 당시 피해자의 강요로 소주를 2병가량 마셔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군이 수사 과정에서 "괴롭힘을 당하면서 정말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A군이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어 변별능력과 행위 통제 능력을 상실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A군이 중증 지적장애를 갖고 있지만 중고등학교를 정상 졸업했고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형사공탁을 했으나 피해자 유족이 수령을 거절했고, 피해자의 부친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랜 기간 피해자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고 경찰과 학교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해온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피해자가 단순한 폭행을 넘어 약 3시간에 걸쳐 인격을 말살할 정도의 폭력과 가혹행위를 가해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면서 징역 장기 5년, 단기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A군에게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형을 다소 낮췄다. 이와 관련해 검찰도 A군 측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한편, 사건 당시 B군과 함께 A군을 괴롭힌 혐의를 받는 C군은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돼 10월 17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C군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