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종 치료제(항암제)의 내성 원인을 찾아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흑색종은 피부 속 색소를 만들어 주는 멜라닌 세포가 일으키는 암으로, 전이나 재발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악성 피부암으로 꼽힌다. 세포독성항암제, 비라프(BRAF) 발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로 흑색종을 치료하고 있지만, 약물 내성 때문에 효과가 높지 않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의약소재연구센터 김택훈 선임연구원팀은 비라프 표적 항암제에 내성을 지닌 세포주 모델을 이용해 AMD1 유전자 활성이 항암제 내성이 생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AMD1 유전자는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폴리아민의 생합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암세포에서 폴리아민 수치가 높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AMD1 유전자 활성을 조절했고 폴리아민 생합성을 억제했다.
연구 결과, 비라프 표적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낮아져 흑색종이 사멸했다. 항암제 내성 흑색종에서 발암 유전자인 c-Myc가 폴리아민 생합성 증가를 유발한다는 점도 발견됐다. 증가한 폴리아민은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양을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높였다. 이는 항암제에 내성을 지닌 암세포 증식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이 흑색종 항암제 내성 발생의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폴리아민 생합성이 비라프 표적항암제 내성 유발의 원인임을 밝힌 세계 최초 연구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비라프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 전략도 제시했다. 항암제 내성이 빈번하게 발생해 완치가 어려웠던 흑색종을 치료할 수 있는 폴리아민 대사 조절 기반 신규 항암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택훈 선임연구원은 “대사항암제 개발을 위해 비라프 돌연변이가 자주 나타나는 대장암, 갑상선암에서 폴리아민 대사 조절을 통한 항암 효과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분자종양학(Molecular cancer, impact factor )'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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