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빛과 멜로디'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나눠 가진 권은과 승준이 각각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기자가 되어 재회한 후 그 만남으로부터 다시 7년이 지난 현재를 비추며 시작된다.
그 7년의 시간은 두 사람 모두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권은은 내전중인 시리아로 촬영을 갔다가 왼쪽 다리의 절반을 잃는 부상을 입고 삶의 의욕을 잃는다. 더이상 분쟁 지역을 찾을 수 없게 된 권은은 사진 작업 의뢰를 모두 거절하고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저작권료로 근근이 생활하며 어린 시절 작고 어두운 방에서 느꼈던 “고요히 소멸하고 싶은 욕망”(26쪽)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그런 권은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바로 애나 앤더슨이다. 애나는 권은이 가장 좋아하고 또 닮고 싶어한 사진가 게리 앤더슨의 여동생으로, 권은이 게리의 죽음을 애도하며 작성한 기고문을 계기로 처음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
영국에 사는 애나는 권은에게 자신의 아버지인 콜린 앤더슨의 생애를 한 편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해달라고 부탁하며 권은을 집으로 초대한다. 젊은 시절 영국 공군 소속의 조종사로 드레스덴 작전에 동원된 적 있는 콜린은 그로 인해 분쟁 지역 사진가였던 아들 게리와 평생 동안 화해하지 못했다.
권은은 콜린과 게리의 삶을 되짚으며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진이 스스로의 바람대로 진정 누군가를 살리는 사진이었는지, 그저 자기만족에 불과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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