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2024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선수는 이우진(19·베로 발리 몬차)이었다. 지난해 11월 연습생으로 이탈리아 남자배구 명문 팀 몬차에 입단한 그는 올해 3월 정식 계약을 맺었다. 한국 고교 선수 최초로 유럽 리그에 직행했다.
한국·이탈리아 남자배구 글로벌 슈퍼매치는 이우진의 데뷔전이었다. 그는 7일 대한항공전(1-3 패)에서 8점(공격성공률 40.00%)을 올렸고, 8일 팀 KOVO전(0-3 패)에서도 9점(공격성공률 31.58%)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선 ‘기대주’ 이우진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마시모 에켈리 몬차 감독은 이우진에 대해 "확실히 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에 오기까지 결정하기가 어려웠을텐데 나이에 비해 잘 적응하고 있다. 슈퍼매치 두 경기를 통해 얼마나 더 성장하고, 훈련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봤다. 이탈리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상우 팀 KOVO 감독도 이우진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김 감독은 "이우진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제가 학교(성균관대 감독)에 있어 데려오고 싶어했다.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기본기 측면이 더 발전해야 큰 무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성장을 응원했다.
팀 KOVO 주장 신영석은 이우진의 유럽 도전과 관련해 "만약 20년 전의 저였다면 정말 무섭고 두려웠을 것 같다. 힘든 시간을 잘 견디고 이겨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격려했다. 신영석은 해외리그를 평정하고 국내에 복귀해 흥행을 이끈 김연경(흥국생명) 사례까지 언급했다. 신영석은 "이우진도 김연경 선수와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한국에 돌아와 V리그에 기여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우진의 초중고 선배인 허수봉도 ‘후배 사랑’을 나타냈다. 허수봉은 "우진이가 고등학생 때 모교에서 연습 경기를 해보면 떡잎부터 달랐다. 그때 이미 고등학생 수준이 아니었다"며 "쉽지 않은 길인데 대견하다. 다치지 말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웃었다.
가장 마지막에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우진은 유럽리그 도전 배경에 대해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르기 때문에 두렵긴 했지만 가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제안이 왔을 때도 '세계 최고 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긴장보단)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이우진은 차분한 톤으로 담담하게 자신의 미래를 그렸다. 그는 "생활적인 부분에선 언어가 지금보다 나아지면 좋겠고 배구도 전체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슈퍼매치가 열린 수원체육관에는 3049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그 중에는 빼어난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이우진을 응원하는 팬들도 적지 않게 보였다. 한국 남자배구가 이우진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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