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길하은 인턴기자]
오늘 소개할 영화는 <500일의 썸머>이다. 이 영화는 '썸머'라는 여자를 500일동안 사랑했던 '톰'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 이야기는 사랑이야기는 아니다. 영화의 첫 부분 나레이션부터 이 이야기는 사랑이야기가 아님이 명시된다. 그럼 무슨 이야기인가? 남녀가 사랑하는, 주인공이 2명인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와 만나고 사랑을 하고 이별도 하는, 순전히 '톰'이라는 사람의 500일을 담은 기록이다.
톰은 회사에서 썸머에게 첫 눈에 반했고, 관심사를 공유하고 친구들에게 조언도 받아가며 결국 그녀와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둘의 어린 시절이 완전히 다르듯이, 둘의 가치관도 완벽하게 달랐다. 누군가와 연인이라는 타이틀에 갇히는 것이 무서웠던 썸머는 톰에게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한다. 하지만 썸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톰은 참다참다 그녀에게 모진 말을 내뱉게 된다.
그래도 둘은 계속 사랑을 이어나간다. 중간중간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나치게 행복했던 일도, 지나치게 서로를 미워했던 일도 생긴다. 그러다 그녀가 헤어지자는 말을 해버리고, 둘의 관계는 끝이난다.
이 이후로는 톰의 상상과 현실을 대비시키는 연출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굉장히 좋았다. 사랑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나의 노력과 큰 의미부여가 필요하지만, 내 노력으로 불가능 하기도 하다. 사랑의 '타이밍'이라는 주제도 생각났고, 영화를 다 보고나면 '운명'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운명이라는 건 그냥 '우연'을 한 겹씩 쌓아 튀어나온 관계를 정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말일 뿐이라는 것. 이 영화는 그 말을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을지 모른다.
처음부터 끝까지 썸머의 마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는다. 그래서 톰에게 오로지 몰입할 수 있었고, 그래서 흔한 사랑이야기가 아니었다. 누군가와 사랑하고, 헤어지는 그 시간이, 한 사람에게 추억으로 남는 그 모든 500일의 과정이 우리 모두 한번씩 해보았을 것이기에 더 아름다워 보였다.
영상미나 내용에서의 극적인 것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연출만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보고나면 누구나 자신만의 추억을 꺼내어 볼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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